'사자왕' 이동국(28, 포항)의 미들스브러 이적이 확정된 반면 '미꾸라지' 이천수(26, 울산 현대)의 위건 애슬레틱 이적 협상은 시작도 하기 전에 큰 장애물을 만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포항이 이적료를 받지 않는 대신 계약 기간이 끝난 후 이동국이 국내에 돌아올 경우 포항으로 복귀하고 외국으로 옮길 경우 이적료의 절반을 포항이 받는 조건으로 미들스브러와 협상이 마무리된 가운데 이천수는 임대설로 인해 홍역을 겪고 있다.
일단 이동국과 이천수 모두 한 차례 해외에 진출했다가 아픔을 겪은 기억이 있다. 이동국은 독일 분데스리가의 베르더 브레멘으로 6개월 임대된 뒤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포항으로 돌아온 경험이 있고 이천수 역시 2002 한일 월드컵이 끝난 뒤 사상 처음으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진출, 레알 소시에다드의 유니폼을 입었지만 누만시아로 임대된 뒤 쓰라린 실패를 맛보고 울산으로 복귀했다.
이천수는 특히 누만시아에서는 제대로 기회조차 잡지 못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 위건 애슬레틱과의 협상에서도 임대는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천수는 지난해 여름 포츠머스로부터 받았던 임대 제의도 거절한 바 있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헨릭 라르손처럼 이미 실력과 기량이 검증되고 양 구단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지는 경우라면 임대로 뛰더라도 주전으로 활용될 수 있지만 이천수는 아직 기량이 검증되지 않은 선수라는 점에서 임대로 갔을 경우 제대로 기회를 잡아보기도 전에 스페인에서의 쓰라린 실패의 아픔을 다시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천수는 23일로 예정했던 영국행을 보류했다. 게다가 위건 애슬레틱은 6승 4무 13패, 승점 22로 강등권인 18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 불과 승점 2밖에 앞서지 않아 내년 시즌 프리미어리그 잔류도 불투명하다. 포츠머스의 임대 제의도 거절했던 이천수가 더더욱 위건 애슬레틱에게 휘둘릴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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