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작 '타짜'의 영화 판권료는? '5000만원'
OSEN 기자
발행 2007.01.24 08: 24

흥행작 '타짜'의 영화 판권은 얼마였을까. 허영만 화백의 동면 베스트셀러 만화를 영화로 만든 '타짜'는 지난해 추석 대목에 맞춰 개봉, 전국 690만명 관객을 모으는 대성공을 거뒀다. 영화 제작비는 80억원 선. 순수익만 수백억원을 벌어들였지만 원작 사용료는 5000만원에 불과했다.
'타짜'의 영화 판권료가 뒤늦게 알려졌다. 허 화백이 '타짜' 판권을 넘긴 건 지난 2003년. 한 영화 제작자가 6개월 동안 머리를 조아린 끝에 겨우 '영화로 만들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당시 만화의 영화 판권료로는 최고 수준인 5000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과 출연진을 결정해 영화가 크랭크 인 할 때까지 3년여 시간이 흘렀다.
현재 영화사는 시리즈로 발간된 원작 가운데 나머지 2~4부의 영화 판권을 따내기 위해 허 화백을 조르고 있다. '타짜' 1편이 대성공을 거둠에 따라 판권료는 수직 상승할 전망이다.
현재 허 화백의 만화는 충무로에서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타짜' 등 그의 많은 작품들이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진 데 이어 단행본 54만부 판매 기록을 가진 ‘식객’이 촬영 중이다. 소재 기근에 시달리던 영화 제작사들은 요즘 허 화백 모시기에 바쁘다. 어떻게든 그의 원작 만화 판권을 따내기 위해 눈도장을 찍고 있다. 긴 세월 활동해온 한국만화 최고 화백답게 그의 작품 종류는 다양하고 그 내용과 깊이가 웬만한 소설 뺨치기 때문이다.
허영만 원작의 인기는 어제 오늘 시작된 게 아니다.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서 검증된지 오래다. 흔들리는 청춘의 고뇌와 사랑을 그린 김성수 감독의 ‘비트’(1997년)는 그 시절 폭발적 흥행을 기록했다. 정우성 고소영이 주인공 민과 로미를 맡았고 아직 뜨기 전의 유오성 임창정이 인상깊은 조연으로 출연했다. 이에 앞서 SBS 드라마로 만들어진 ‘아스팔트의 사나이’도 큰 화제를 모았다. 이병헌 정우성 최진실 이영애 등 캐스팅도 화려했고, 웃길 때 웃기면서 스릴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가 한 몫을 했다.
그의 작품 창고에는 아직도 수많은 보물이 남아 있다. 이 가운데 그의 출세작이나 다름없는 ‘각시탈’(1974년) 판권은 김성수 감독이 가져갔다. 일제시대 양민을 괴롭히는 일본군을 상대로 ‘조로’ 이상의 활약을 펼치는 한 고독한 영웅의 이야기다.
이밖에 '변칙복서' '태양을 향해 달려라' '퇴역전선' '카멜레온의 시' '고독한 기타맨' '미스터Q' '세일즈맨' '오늘은 마요일' '오!한강' 등 스포츠와 기업, 정치,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친 원작 수십편이 영화 제작자들의 마음을 달뜨게 하고 있다.
mcgwire@osen.co.kr
'타짜'의 한 장면(싸이더스 FNH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