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28)에게 있어 '주전 경쟁'이라는 말은 한동안 듣지 못했던 말이다. 지난 1998년 포항에서 데뷔한 이동국은 부상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이유없이 주전에서 빠지는 일이 없었다. 이같은 모습은 광주 상무에 입대한 이후에도 계속되었고 이동국은 9시즌 동안 총 174경기를 뛰며 62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미들스브러로 이적한 이동국에게 '주전 경쟁' 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 되었다. 이동국이 경쟁할 상대는 바로 마크 비두카와 아예그베니 야쿠부. 두 선수 모두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인정받는 선수들로 이동국이 경쟁하기에 그리 쉬운 상대는 아니다.
우선 이동국은 당장 경쟁에서의 승리보다는 다음 시즌을 바라보고 하나씩 하나씩 해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에이전트사를 통해 "처음부터 선발 멤버로 나가고 싶은 욕심은 없다" 며 "일단 남은 시즌을 적응 기간으로 두고 조금씩 출장 시간을 늘려서 내년 시즌에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 고 말했다. 바로 앞만을 바라보며 무리하는 것보다 마음을 여유롭게 가지고 멀리 바라보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 이동국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빠른 적응이다.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경기 내적인 요소보다는 문화적 차이 등 경기 외적 요소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이 있다.
하지만 이동국에게는 이미 2001년 독일 분데스리가 베르더 브레멘에 임대로 가 있었을 때의 실패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내와 함께 있어 심적으로도 훨씬 안정되어 있다. 이동국 본인 역시 "팀 분위기가 상당히 좋아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며 "의사 소통 역시 영어가 편하다" 고 말하며 빠른 적응이 쉬울 것임을 밝혔다.
이제 축구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는 이동국. 과연 그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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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