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치 첫 해' 이병규, '성공'의 기준은?
OSEN 기자
발행 2007.01.24 09: 20

주니치 드래건스 이병규(33)의 '성공'은 어떻게 정의내릴 수 있을까.
오치아이 히로미쓰 주니치 감독은 "비디오도 안 보고 이병규를 뽑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6번타자에 좌익수 혹은 중견수'라고 주전을 보장해줬다.
오치아이가 이토록 이병규를 신뢰하는 주된 근거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쌓아올린 데이터에 있다. 1997년 LG에서 데뷔한 이병규는 지난해까지 10년 통산 타율 3할 1푼 2리를 기록했다. 또 1164경기에 출장해 1435안타를 쳐냈다.
그렇기에 이승엽(요미우리)이 홈런-타점 부문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병규가 안타와 타율 부문에서 정점에 올라서야 '성공'으로 봐 줄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200안타 대망론'도 한국 성적을 염두에 둔 시각이다. 이에 비해 한편에서는 이병규의 선구안을 지적, 고전을 예상하기도 한다.
그러나 위의 낙관론과 비관론은 전부 '이병규가 LG 시절 만큼 성적을 낼 수 있는가'에만 맞춰져 있다. 물론 이병규가 LG 때처럼 '안타제조기'로 활약한다면 주니치도 금상첨화겠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이병규가 알렉스의 대체 용병'이라는 사실이다.
알렉스는 지난해 138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 7푼 3리, 15홈런 77타점을 기록했다. 안타는 143개(2루타 30개)를 쳐냈다. 따라서 이병규가 이 이상의 성적만 내주면 오치아이의 눈은 '적중했다'고 평할 수 있다. 설령 공격에서 알렉스에 미치지 못해도 수비력으로 상쇄(수비 통계를 측정하기 힘들지만)할 수도 있다.
또 주전 확약에도 불구하고 '6번타자'로 거론했듯 오치아이는 팀 타선의 중추로 이병규가 아니라 후쿠도메-타이론 우즈를 놓고 있다. 공격력에 있어 'LG의 이병규'인지 '이병규의 LG'인지 분간이 힘들 만큼 절대적 의존도를 가졌던 한국 시절하고는 상황 자체가 다르다.
이런 제반 여건을 고려할 때 일본 진출 첫 해 이병규에게 곧바로 3할 타율이나 안타왕을 바라는 것은 지나친 바람일 수 있다. 이병규 역시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몸 안 다치고 한 시즌을 무사히 마치는 것이 목표"라고 했는데 이것(풀타임 주전 출장)만 해내도 '성공'으로 봐 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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