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와 악연' 타티스, 다저스에 새 둥지
OSEN 기자
발행 2007.01.24 09: 59

[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한 이닝 만루홈런 2방'의 주인공 페르난도 타티스(32)가 올해 '진기록의 현장'에서 뛰게 됐다. 24일(한국시간) AP통신에 의하면 타티스는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에 합의했다.
타티스의 이름은 다저스, 그리고 박찬호(34)와 뗄 수 없다. 지난 1999년 4월 23일 당시 세인트루이스 카더닐스에서 뛰던 그는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전에 선발 출장했다. 상대 투수는 한창 주가를 올리던 박찬호.
타티스는 박찬호를 상대로 3회초에만 만루홈런 2개를 쏘아올려 메이저리그 역사상 전무후무한 진기록을 세웠다. 이 사건 뒤 타티스의 이름 뒤에는 '한 이닝 같은 투수 상대 만루홈런 2개의 주인공'이란 표현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해 타율 2할9푼8리, 34홈런 107타점을 올리며 일약 리그 최고급 3루수로 위상이 치솟은 그는 그러나 이후 갑자기 성적의 추락을 맛봤다. 이듬해 18홈런을 기록한 뒤 몬트리올로 이적했으나 뚜렷한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은 지난해에는 28경기서 타율 2할5푼 2홈런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여러 정황상 타티스가 올해 개막전 25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릴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다저스에는 윌튼 베테밋이라는 미래 창창한 3루수가 자리를 잡고 있다. 외야도 포화 상태여서 그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팬은 물론 전세계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그가 '진기록의 현장'에서 뛸 기회를 잡게 된 점만은 흥미롭다. 아직 소속팀을 구하지 못한 박찬호가 본인 소망대로 NL 서부지구에 자리를 잡을 경우에는 '재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래저래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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