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에서 천당까지'.
아스날의 공격형 미드필더 줄리우 바티스타(26, 브라질)에게 25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화이트 하트레인에서 열린 토튼햄과의 잉글랜드 칼링컵 4강 1차전 원정경기는 그의 가슴에 길이길이 기억될 것이다. 이 경기에서 터진 4골 중 3골이 그의 발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3골 중 그가 첫 번째 기록한 골은 자신의 팀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0-1로 뒤지던 전반 19분 토튼햄은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었고 허들스톤이 골문을 향해 낮고 빠른 크로스로 연결했다.
이것을 쇄도하던 마이클 도슨이 살짝 뒤로 흘려주자 수비하러 들어오던 밥티스타의 발을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간 것. 밥티스타는 자신의 첫 '북런던 더비'의 첫 골을 자책골로 기록하며 심리적으로 크게 낙담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후반 들어 밥티스타는 역적에서 영웅이 되었다. 그는 후반 20분 아스날의 첫 골을 만들어냈다.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테오 월콧이 살짝 뒤로 패스했고 이것을 밥티스타가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한 것. 자책골의 부담을 벗어버릴 수 있었던 골이었다.
1골을 만회하자 그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밥티스타는 후반 32분 동점을 만드는 두 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호이트가 오른쪽 돌파한 후 올린 크로스를 정확하게 골로 연결시킨 것.
결국 역적에서 영웅이 된 밥티스타 덕분에 아스날은 원정 1차전을 비겨 칼링컵 결승행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되었다.
bbadagu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