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중이떠중이' 때문에 한국야구 멍든다
OSEN 기자
발행 2007.01.25 16: 05

한국야구가 어중이 떠중이들 때문에 멍들고 있다.
얼마전 농협중앙회에 한 방을 먹었던 현대 유니콘스가 이번엔 실체도 모르는 한인 회사에 카운터 펀치를 먹게 생겼다. 농협이 인수 의사를 밝힌 지 단 4일 만에 인수 포기를 선언하더니 재미교포가 운영하는 부동산 회사가 잔뜩 입질을 해놓고 슬그머니 발을 빼는 분위기다.
LA발 소식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의 한인 부동산 투자기업이라는 프로스테이트 홀딩 컴퍼니가 인수를 포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서 격론을 벌인 결과 포기쪽으로 이미 기울었다는 것이다. 공식 인수 의사를 밝힌 것도 아니니 공식 포기 선언이 나올 지도 미지수다.
당초 이 회사는 얼마 전 서너 차례 KBO에 전화를 걸어 인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포기로 급선회한 이유가 좀 그렇다. KBO측이 인수에 부정적이라서 이사회의 반대가 심해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달려와서 이해를 시키면 될 텐데 말도 안되는 논리다.
새해 벽두 농협중앙회는 '농촌사랑 야구단' 이라는 그럴 듯한 이름까지 지어놓고 현대 인수를 기정사실화 했다. 야구판은 농협이 인수하는 김에 연고지 드래프트 등 여러 가지 현안들을 일괄 처리할 움직임까지 보이며 환영했다.
그러나 농민들과 노조의 반대에 부딪혀 야구단 인수가 무산됐다. 회생의 기미를 보이는 듯했던 현대 유니콘스의 식구들이 가장 실망했고 야구판의 활성화를 기대했던 야구인들도 한숨 소리만 나올 뿐이었다. 잔뜩 부풀었던 희망이 바람 빠진 풍선 모양이 되고 말았다.
농협 후유증이 채 가시기도 전에 LA발 희소식이 들어왔다. 한인교포가 운영하는 굴지의 부동산 회사가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것이다. KBO를 중심으로 의혹의 시선을 보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회사 자산규모, 수익구조, 재정상태 등이 전혀 알려지지 않았는데도 선뜻 인수에 나서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일단 한인 부동산 회사 내부에서 최종 결정이 나지 않았으니 기다려 볼 문제다. 그러나 만일 이 한인 부동산 회사도 완전 포기로 굳혀진다면 현대 문제로 인해 한국야구는 두 번이나 놀림감이 된 것이나 다름없다. 현대문제, 아니 한국야구는 어중이 떠중이들이 심심하면 건드려 보는 노리개가 아니다.
sunn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