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조 힙합그룹 에픽하이가 4집 앨범 녹음 막바지 작업 도중 타이틀곡을 전격 교체한 사연에 대해 언급했다.
최근 4집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에픽하이의 타블로는 “앨범 작업을 대부분 끝내놓고 마무리만 남겨놓았을 무렵 우리 셋이 고기를 먹으며 소주를 한잔 한 적이 있다. 그때 ‘몇 곡은 좀 고쳐야하지 않을까’라는 의견이 나와 술김에 먹던 술을 멈추고 녹음실에 들어와 총 13곡을 지웠다”고 털어놓았다.
당시 음악이 저장돼 있었던 하드드라이브까지 부셔버렸다는 에픽하이는 “술이 깨고 나니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다는 생각이 들더라(웃음)”며 “그때 다시 시작했기 때문에 이번 타이틀곡이 나올 수 있었다. 그 전에는 다른 곡이 타이틀곡이었다”고 비화를 전했다. 바뀌기 전 타이틀곡 역시 이번 앨범에 수록돼 있지만 그 제목에 대해서는 끝내 함구했다.
에픽하이가 이토록 심혈을 기울여 만든 이번 4집 음반 타이틀곡 ‘Fan'은 사랑이라는 감정이 극대화되면서 자신의 의지로도 어쩔 수 없이 느껴지는 소외감과 고통을 표현한 곡으로 그동안의 악동 이미지에서 벗어나 한층 무게감이 느껴지는 곡이다.
이번 앨범 컨셉에 대해 타블로는 “컨셉 같은 것은 없다. 컨셉이 없을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는 색이 잘 묻어나는 편이 아니다. 어떤 색을 묻혀도 그게 우리 색이 되는 것 같다”며 “컨셉이 없는 것이 편하고 그것이 우리의 장점이기도 하다”고 특유의 독특한 가치관을 설명했다.
이번 4집 앨범은 47곡의 완성곡 중 좋은 곡만 엄선해 두 장의 CD에 총 27곡을 수록했으며 에픽하이가 직접 작사, 작곡, 프로듀싱까지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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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에픽하이의 DJ투컷츠, 타블로, 미쓰라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