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캠프 분위기 잡는 '김성근의 아이들'
OSEN 기자
발행 2007.01.26 08: 31

"실력이 떨어지는 선수가 프로에서 뛰려면 몸으로 때워야 하고, 기량이 뛰어난 선수는 다그치면 한 단계 더 발전합니다. 편하게 내버려 둘 필요가 없습니다".
쌍방울 레이더스 감독 시절 김성근 감독이 밝힌 '지옥훈련'의 이유다. 일례로 쌍방울 시절 일급 포수의 싹을 틔운 박경완(35)은 앓는 소리를 내며 땅바닥에 뻗으면 코칭스태프는 그 위로 펑고 타구를 날렸다 한다. 아무도 김 감독의 말을 거역할 수 없기에 선수들로선 가혹한 훈련을 감수하든지 아니면 유니폼을 벗든지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로부터 약 10년 후 SK 와이번스 사령탑으로 컴백한 김 감독은 다소 부드러워졌다고는 하지만 '스파르타 훈련법'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듯하다. 김 감독의 애제자 박경완조차 "감독님은 쌍방울 시절 포수 5명 중 가장 막내였던 나를 주전으로 발탁했다. 마찬가지로 지금이 후배 포수들에게는 기회일 것"이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한다.
실제 박경완은 SK의 일본 고지 캠프 초반부터 시뮬레이션 배팅 홈런 1위(3개)를 달릴 만큼 초반부터 페이스를 바짝 조이고 있다. 김 감독이 상무에서 제대한 정상호를 밀착 교습하자 자연스레 위기의식을 느끼기 시작한 셈이다.
이 외에 또 한 명의 '김성근의 아이'인 김원형(35)도 SK 신임 주장으로서 솔선수범하고 있다. 정경배(33)같은 베테랑도 김 감독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해 '페이스 조절' 따위는 안중에 없는 듯 손바닥이 까질 만큼 훈련에 매진한다는 전언이다.
실제 김 감독은 LG 사령탑 시절 이병규(주니치)조차 '성실한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 선수 앞에서 공개 질책할 만큼 야구에 대해 엄격하다. 이런 성향을 누구보다 잘 아는 박경완-김원형 등이 먼저 나서서 SK 훈련장의 분위기를 잡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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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완-김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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