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관계자들은 지난 25일 깜짝 놀랐다. 이날부터 접수를 받은 삼성 어린이회원이 단 하루 만에 선착순 1000명을 모두 채워 마감됐다. 예년에 비해 폭발적인 반응이어서 삼성 구단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것이다. 이번 어린이회원 모집에서는 국내 최초로 맞춤형 유니폼 제작을 실시해 팬들의 성원에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야구단이 아이디어를 내서 팬들에게 접근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사실 프로야구 초창기에는 어린이들이 프로야구단 어린이 회원 선물을 갖는 것이 큰 기쁨이었다. 각구단의 로고가 새겨진 점퍼, 모자 등 어린이 용품을 입거나 갖고 다니는 것이 일상적이었다. 그때는 구단들도 신경을 많이 썼고 어린이들도 열성적으로 회원이 되기 위해 뛰어다녔다. 그야말로 ‘어린이에게 꿈을’이라는 프로야구 탄생 모토에 걸맞는 시대였던 것이다. 그 때의 꼬마팬들이 현재 성년이 된 야구팬들이기도 하다. 이처럼 이번 삼성의 어린이회원 모집에서 인기를 끌었다는 것은 야구단이 조금만 노력하면 ‘저변 확대도 가능하다’는 것이 다시 입증된 셈이다. 사실 현재 한국야구는 ‘저변 확대’라는 심각한 과제를 안고 있다. 유소년 야구 선수 숫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탓에 초등학교 야구부가 줄줄이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 선수뿐만 아니라 꼬마 야구팬의 숫자를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프로야구 사업체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출산 기피에 따른 자녀수 감소, 야구를 즐기는 공간 부족, 학과 공부에 밀려 운동할 시간 부족 등으로 초등학교 야구 선수와 어린이 야구팬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의 이번 어린이회원 모집에 폭발적인 반응이 나온 것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프로야구의 기반인 어린이 야구팬 증대를 기할 수 있는 희망이 보였기 때문이다. 야구팬 감소를 걱정하고 있는 한 야구인은 “프로야구단들이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초창기에 어린이 회원을 대대적으로 모집해 기반을 마련했듯 이제 다시 어린이팬 확대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실천할 때”라고 강조했다. '현대 사태' 등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한 프로야구 구단들이 ‘작은 투자로 다시 어린이 야구팬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실천에 옮겨야 할 때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