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인 부동산 업체, 현대 인수 포기 통보
OSEN 기자
발행 2007.01.26 10: 03

[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현대 유니콘스 매각이 또다시 무산됐다. 미국과 캐나다 교포들이 운영하는 부동산 투자 전문 업체라며 현대 유니콘스 인수에 관심을 보여온 '프로-스테이트 홀딩 컴퍼니'가 결국 인수 불가를 한국야구위원회에 최종 통보했다.
그간 언론 창구를 맡았던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26일(한국시간) "현지 시간 25일 새벽까지 마라톤 회의를 한 결과 인수를 포기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현 시점에서 우리가 인수를 하더라도 원하는 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것이란 점도 이 같은 결정의 배경이 됐다"며 "야구단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회장도 이 점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전날까지만 해도 전체 이사의 70% 가량이 인수를 찬성하는 분위기였으나 최근 국내 여론이 부정적으로 흐르면서 관망파가 반대로 돌아서는 바람에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반대측 이사 3명, 찬성측 대표가 밤새 격론을 벌였으나 인수 불가로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이로써 농협의 현대 인수 포기 선언 뒤 상처를 입은 한국 야구는 다시 한 번 홍역을 앓게 됐다. 이 회사는 지난 22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현대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주목을 받은 뒤 불과 4일 만에 스스로 입장을 번복하면서 '촌극의 주역'이 됐다.
이 회사 관계자는 그간 각종 언론과 활발한 접촉을 갖고 현대 인수 의지를 강력하게 설파해왔다. 인수에 필요한 대금 및 연간 운영비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며 큰소리를 쳐왔다. 이들의 의도가 불순한 게 아니냐는 국내 일각의 의구심이 치솟자 "언론과 KBO가 우리를 투기꾼으로 몰고 간다"면서 오히려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스테이트 홀딩 컴퍼니라는 회사가 현지에서도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는 데 의문을 품는 사람이 많아지자 "이사회 통과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며 물러섰고 KBO에 처음 인수 의사를 타진한 뒤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아 완전히 발을 뺐다.
'대형빌딩 수 십 채를 가진 부동산 전문 투자 기업'이라는 이들의 소개 문구 외에 실체를 아는 사람이 전무한 실정이다. '못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속셈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와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결국 현대 유니콘스 사태는 원점으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시즌 개막이 3달도 남지 않은 현재 특단의 대책을 하루 빨리 강구해야 할 판이다. 범 현대가의 지원을 받아들이든 또 다른 기업으로의 매각을 성사시키든 현대의 공중분해 만은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날이 갈 수록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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