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스와 결별' 박찬호, 실리냐 오카냐
OSEN 기자
발행 2007.01.27 07: 48

[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상황이 다급해졌다. 뒤늦게 에이전트와 결별했지만 시간이 촉박하다. 생애 2번째 FA가 된 박찬호(34)로선 하루 빨리 대리인을 선임하고 새 구단 물색에 나서야 할 판이다.
계약이 늦어지면서 손해가 막심하다. FA 시장 인플레 현상 덕에 기대 이상의 계약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이제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우선 메이저리그 계약에 치중하되 여차하면 스플릿 계약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올 겨울 FA 시장에서 박찬호와 가장 비교될 만한 투수가 2명 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입단한 일본 출신 우완 오카 도모카즈(31)와 뉴욕 메츠에 합류한 애런 실리(37)다.
우선 오카의 경우 어깨 부상으로 지난해 18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이번 겨울 여러 구단의 영입 제의를 받았다. 4승5패 방어율 4.82의 돋보이지 않는 성적에도 불구하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토론토가 2년 계약을 제의했다. 오카는 '올 한 해 성적으로 다시 검증받겠다'며 다년 계약을 뿌리치고 스스로 1년 계약을 선택했다. 기본 연봉 150만 달러에 인센티브를 포함해 최대 300만 달러를 확보했다.
현재로선 박찬호가 오카 수준의 연봉계약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일단 기본 연봉이 보장되는 메이저리그 계약으로 스프링캠프 선발경쟁에서 한결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실리의 예를 따를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사실 실리는 이번 겨울 박찬호와 가장 비교되는 투수 가운데 하나였다. 지난해 성적(8승6패 4.53)으로 보나 통산 성적(145승 110패 4.59)으로 보나 박찬호와 가장 흡사하다. 샌디에이고에서 뛴 지난해 박찬호는 7승7패 4.81, 통산 113승 87패 4.37을 기록했다.
그러나 실리는 메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진로를 확정했다. 40인 로스터에 들 경우 100만 달러 연봉에 성적에 따른 보너스 100만 달러의 조건을 받아들였다. 실리의 계약은 박찬호 영입을 원하는 구단에게 하나의 잣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메이저리그 계약을 얻어낸 오카와 그렇지 못한 실리의 차이점은 나이에 있다. 부상 경력이 있지만 오카는 실리보다 6살이나 어리다. 박찬호는 지난해 장출혈로 고생한 점에서 오카와, 성적에서는 실리와 비교된다. 나이는 오카보다 3살 많고 실리보다는 3살 어리다. 정확히 중간선이다.
스프링캠프는 이제 3주 앞으로 다가왔다. 어떤 에이전트를 구하든 시간과의 싸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가능하면 오카에 근접한 계약을 얻어내는 게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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