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번가의 기적’(윤제균 감독, 두사부필름 제작)이 1월 26일 언론에 공개됐다. 재개발을 위해 철거를 수행하러 마을에 온 필제(임창정 분)가 순박한 1번가 사람들과 겪는 좌충우돌이 중심이다. 여기에 달동네 마을 사람들의 사연은 보는 이를 가슴 뭉클하게 만든다. ‘1번가의 기적’을 보고 있자면 웃음과 울음이 번갈아 나온다.
하지만 ‘1번가의 기적’에는 다소 찜찜한 부분이 있다. 바로 왕년의 동양챔피언이자 명란(하지원 분)에게 최고의 영웅인 명란의 아버지에게 이 관장(주현 분)이 스스로 수명을 단축할 것을 권하는 장면. 웃음과 울음이 공존하고 있는 이 영화에서 가장 받아들이기 힘든 장면이다.
그러나 이 장면은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기 위한 장치가 아닌 윤제균 감독의 실제 경험담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윤제균 감독은 1월 26일 언론 시사 후 가진 간담회에서 “이 관장이 약을 건네는 장면이 다소 불편할 수 있다. 편집을 하면서도 제일 논란이 많이 됐던 부분이다”고 불편함을 인정했다.
하지만 윤제균 감독은 “그 이야기는 실제 우리 아버지의 이야기다”고 깜짝 공개했다. 윤 감독은 아버지가 폐암으로 사망했는데 아버지와 각별할 정도로 가까웠던 사촌형이 전화를 해서 아버지에게 아무것도 먹지말라고 권했고 결국 아버지는 1주일을 굶다가 세상을 떠났다는 가슴 아픈 사연을 공개했다.
이어 윤 감독은 “주변에서 상업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삭제를 하라는 권유를 받았다. 하지만 세상에 이런 일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내가 꼭 넣으려고 했다”며 “그러니 다소 불편하더라도 이해해달라”고 부탁했다.
문제의 자살 장면을 제외하면 ‘1번가의 기적’은 단순한 코미디 영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진지한 휴먼드라마라고 규정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1번가의 기적’을 보고 있자면 절로 웃음이 나오고, 가슴이 뭉클해진다.
윤제균 감독과 하지원 임창정이 ‘색즉시공’ 이후 다시 힘을 모아 기대를 모으고 있는 ‘1번가의 기적’은 2월 1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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