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더 이상 편하게 일을 맡기지 못할 거란 생각에 이러한 결정을 했다'.
지난 26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전격 결별한 박찬호(34)가 자신의 홈페이지(www.psgkorea.com)를 통해 밝힌 '해고 사유'다. 박찬호는 '중요한 결정을 한 날'이라고 글 제목을 붙여 보라스와 결별을 중대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박찬호는 '보라스 에이전트를 해고했다'라고 명시, 주체적으로 보라스와의 이별을 택했음도 밝혔다. 그 이유로 박찬호는 '여러 가지 불편한 문제도 있었다. 그러나 더 이상 편하게 일을 맡기지 못할 것이란 생각에'라고 언급, 최근 FA로 풀린 뒤 재계약 과정에서 어떠한 마찰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재미있게도 박찬호는 지난 시즌 이후 줄곧 "평범한 선수"라고 얘기해왔다. 그런데 보라스는 이번 겨울만 해도 빅리그 사상 최초의 1억 달러 신인(마쓰자카 다이스케, 보스턴행)과 빅리그 사상 가장 비싼 투수(배리 지토, 샌프란시스코행)를 배출할 만큼 메이저리그 제일의 '슈퍼 에이전트'다. 결과적으로 A급 투수에서 평범한 레벨로 내려온 투수에게 슈퍼 에이전트는 '편안함'이나 '유대감'을 주지는 못한 듯하다.
박찬호는 '새 에이전트를 알아보고 있다. 미래가 어려워지거나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갈 것이란 염려는 안 해도 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보라스와의 결별로 이전에 공언했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팀과의 협상건'부터 원점에서 시작해야 할 상황으로 보인다. 참고로 메이저리그는 2월 15일경부터 스프링캠프에 돌입한다.
다음은 박찬호가 홈페이지에 남긴 글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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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저에게 중요한 결정을 하게 된 날입니다..
지난 7년동안 저의 계약일을 도와 주었던 스캇 보라스 에이전트를 해고 했습니다..
여러가지 불편한 문제도 있었지만, 중요한 건 제가 더 이상 편하게 일을
맡기지 못할거란 생각에 이러한 결정을 했습니다..
다음 에이전트를 알아보고 있고, 조만간 결정을 해서
새로운 에이전트가 저의 다음 계약을 위해 힘 쓸것입니다..
이같은 결정과 상황들을 여러분들이 충분히 이해하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올립니다..
저의 미래가 어려워진다거나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갈거란 염려는 안하셔도 됩니다..
오히려 마음이 더 가볍고 희망적입니다..
저의 모든 일들은 저의 마음에 의해서 결정하고 그 결과는 심사숙고 했으며
더 발전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갈 것 입니다..
부디 저와 함께하는 여러분들의 마음에 무거움을 주는 일이 아니길 바랍니다..
다시한번 엄지를 들어 보이는 찬호로부터...
sgo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