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프로야구, ‘유소년으로 돌파구 찾는다’
OSEN 기자
발행 2007.01.27 10: 28

침체 위기로 몰린 한국 프로야구가 타개책의 하나로 ‘어린이 팬몰이’와 ‘유소년 야구 활성화’를 위해 발벗고 나설 태세다. 지난주 프로야구계는 ‘현대 매각 사태’로 뒤숭숭한 가운데서도 잔잔한 화제를 모은 뉴스가 있었다.
지난 25일 삼성 라이온즈는 ‘맞춤형 유니폼’으로 기획한 어린이 회원 1000명 선착순 모집이 단 4시간 만에 마감되는 폭발적인 호응을 얻어 화제가 됐던 것이다. 삼성 구단은 놀라운 반응에 "아직 야구가 죽지 않았다"며 반가워했다. 예년과 비교해 큰 호응을 얻은 배경에는 야구팬들의 높은 관심과 함께 원가 10만 원 상당의 어린이 야구용품을 3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한 것도 한 몫을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구단으로선 큰 비용을 투자하지 않고 짜릿한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 어린이팬 확보에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8개 구단에 5000만 원씩을 지원했다.
따라서 삼성은 KBO로부터 지원받은 5000만 원에 2000만 원을 더해 어린이 팬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셈이다. 삼성이 제일 먼저 실시하며 홍보효과를 크게 누린 가운데 다른 구단들도 어린이 팬들에게 어떤 선물을 안겨줄 것인지 고민하며 모집 시기를 조절하고 있다.
어린이 회원이 되려는 꼬마 팬들은 어느 때보다도 푸짐한 선물을 기대할 만하다. 또 구단들로서는 자체 비용을 예년에 비해 크게 들이지 않으면서도 어린이 팬을 더 확보하고 관심을 끌 수 있는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KBO와 8개 구단이 이처럼 어린이팬 확보에 힘을 쏟게 된 것은 프로야구의 활성화와 저변 확대를 위해서다. 프로야구는 1995년 관중 500만 명 돌파를 정점으로 관중수가 줄어들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KBO와 8개 구단 사이에 형성됐다. 그 일환으로 프로야구 초창기에 인기를 끌었던 어린이 회원의 대대적 모집을 기획, 어린이 팬을 다시 야구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묘책들을 짜내고 있다.
프로야구 초창기인 1980년대에는 어린이들이 각 구단의 로고가 들어간 점퍼 및 모자 등을 착용하는 것이 유행일 정도로 어린이 회원 가입 및 선물받기가 인기를 모았다. 그 결과 현재 성인 야구팬들 중에 많은 수가 20년 전 어린이 회원 출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근년 들어 구단들은 비용 문제 등으로 어린이 회원 모집에 소극적이었다. 이런 문제를 타개하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기 위해 올해부터는 KBO의 지원을 받아 대대적인 어린이 회원 모집에 나서고 있다.
또 8개 구단과 KBO는 어린이 회원 확보와 함께 유소년 야구 발전에도 힘을 모으고 있다. 어린이들이 야구할 수 있는 공간 확보 및 용품 지원 등 스포츠 토토에서 얻은 수익금으로 리틀 야구를 활성화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원래 구단들이 지원하던 유소년 육성기금 5%를 KBO가 떠안기로 했다.
대신 8개 구단들은 신인 선수 계약금에서 3%를 출신 중학교에 지원하기로 했다. 작년까지는 최종학교(출신고교 혹은 대학)에 7%를 지원하던 것에서 유소년 부문인 중학교을 추가한 것이다. 신인 선수 계약금에서 나오는 구단 지원금은 줄었지만 KBO의 토토 수익금이 더해져 전체적으로 유소년 야구 지원액이 증대됐다.
‘팬없는 프로야구는 존재할 수 없다’는 위기 의식아래 8개 구단과 KBO가 프로야구의 뿌리인 어린이 팬 확보 및 유소년 야구 활성화에 힘을 기울일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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