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리그의 개혁이 플라티니의 첫 번째 과제'.
지난 26일(한국시간) 레나르트 요한손(78, 스웨덴)을 제치고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 자리에 오른 미셸 플라티니(52, 프랑스). 그가 17년간 장기 집권을 해오며 탄탄한 입지를 굳혀온 요한손을 무너뜨린 것에 대해 많은 축구팬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비록 플라티니의 당선에 있어서 요한손의 성장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지원 사격이 큰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그만큼 유럽 축구계에서 변화의 요구가 반영된 것이다.
피치 위에서는 멋진 모습을 보여준 플라티니지만 과연 자신이 내세운 개혁의 깃발을 유럽축구계에서도 꽂을 수 있기까지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첫 과제인 챔피언스리그 개혁의 성공 여부가 향후 유럽 축구 전체 개혁 여부에 가늠자가 될 것이다. 플라티니는 핵심 공약으로 빅리그의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4장에서 3장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이것으로 다른 리그의 발전을 도모하고 전체적인 유럽 축구 수준을 상승시키겠다는 것.
하지만 이같은 방안에 대해서 빅클럽들이 반발하고 있다. 현 유럽 축구에서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클럽에게 중계권료 수입 등 막대한 부를 안겨다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도 같다. 따라서 빅클럽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밥그릇이 없어지는 것은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현행 챔피언스리그 제도를 바꿀 필요는 없다" 며 "챔피언스리그는 스페인 이탈리아 잉글랜드의 강호 클럽들이 직접 대결하는 데 묘미가 있다" 고 주장했다.
아르센 웽거 아스날 감독 역시 "플라티니가 회장으로 당선됨으로 축구계에서 선수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것이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축소에 대해서는 동조할 수 없다" 고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팬들 역시 빅클럽간의 맞대결이 줄어든다는 의미에서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변동을 반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플라티니는 챔피언스리그 중계권 협상이 새로 시작되는 2009년부터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재조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빅클럽들과 팬들의 반대를 무릎쓰고 강행할 수 있을지 그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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