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킥'과 '순풍', 스타 산실의 짧은 운명?
OSEN 기자
발행 2007.01.29 08: 28

MBC 일일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이하 '하이킥')이 스타 산실로 나섰다.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이 부끄러울(?) 정도로 출연진의 인기 상승세가 앞서가는 중이다.
원로 연기자인 73살 이순재는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이미지의 야동순재로 뜨기 시작했고 나문희 박해미 정준하 등 중견들도 상한가를 치고 있다. 최민용 서민정은 '민민 커플'로 네티즌의 사랑을 받는 중이고 신인급으로는 정일우 김범 등의 파워가 폭발적이다.
드라마에 첫 도전한 신지는 밉살스런 캐릭터를 맡은 탓에 욕도 많이 먹지만 나름대로 안정된 연기력을 보이고 있다.
저마다 극중 독특하고 정형화된 캐릭터여서 시청자와 네티즌들로부터 애칭까지 얻었다. 가부장적 권위를 앞세우는 한방병원 원장 이순재는 몰래 야동을 보는 재미가 들려서 야동순재다. 아들 사랑이 한결같은 나문희는 정준하의 건강을 챙기려고 방구 냄새까지 연구하다 방구보감이 됐고 늘 먹는 것만 밝히는 정준하는 식신으로 불린다.
이같은 중견 연기자들의 재발견과 신인 등용문의 역할은 1998년 히트 드라마 SBS '순풍 산부인과' 때와 비슷하다. 당시에도 오지명이 완고한 가부장이자 병원장으로 호통 개그의 원조를 선보였고, 못말리는 사위 박영규, 푼수끼 넘치는 병원장 사모님 선우용녀 등이 줄줄이 재평가를 받았다. 또 송혜교 김래원 장진영 조인성 송선미 등 지금의 톱스타들이 이 드라마를 거쳐갔다.
'하이킥'과 '순풍'은 같은 뿌리라는 데서 그 해답이 나온다. '하이킥'은 코믹 시트콤의 명장 김병욱 PD가 오랜만에 들고나온 작품이다. '순풍 산부인과'를 시작으로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수 없다' '똑바로 살아라' 등 그의 손을 거친 시트콤들은 빅히트를 기록했고 출연 배우들은 늘 상승세를 탔다.
김 PD 시트콤에도 약점은 있다. 일일 시트콤의 특성상 출연자들이 전적으로 한 작품에 매달리기 때문에 방영 기간이 길어질수록 출연진 교체가 잦아지는 사실이다. 다른 드라마나 영화의 주연급으로 발탁된 출연진들은 어쩔수없이 빠지고 그만틈 시트콤의 매력은 감소된다. '순풍'의 오지명 선우용녀나 '하이킥'의 이순재 나문희 등 간판급 들도 호흡이 길어지면 매너리즘에 빠지고 톡톡 튀는 맛이 사라져가기 마련. '하이킥'의 시청자 게시판에 '이번에는 무자르듯 깔끔하게 끝내달라'고 주문하는 글들이 가끔 올라오는 게 그래서다. 스타 산실로 주가를 올리는 드라마에도 아픔은 있기 마련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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