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김재박의 남자' 될 수 있을까
OSEN 기자
발행 2007.01.29 09: 17

15위 정재복, 143이닝.
지난해 프로야구 투구이닝 순위 중 LG 트윈스 투수 가운데 1위 성적이 이랬다. 톱 14에 한화와 현대가 3명의 투수를 배출했고, 삼성-두산-롯데도 2명씩이 나왔다. KIA도 1명 있었고, 심지어 10승 투수 한 명 없다던 SK조차 채병룡이 12위에 올라있다.
LG 유일의 10승 투수 심수창은 22위(135⅔이닝)다. 투구이닝이 아니라 다승으로 투수를 평가하는 한 LG의 지난해 추락은 필연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그리고 프로야구는 올 시즌부터 공인구와 마운드 높이, 스트라이크 존 개정으로 '타고투저'가 예상된다고 법석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8개 구단은 투수력에 더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 용병을 타자로만 뽑은 구단이 단 하나도 없는 점만 봐도 드러난다.
LG 프런트 역시 박명환 하리칼라 봉중근의 영입으로 투수진을 집중 보강했다. 그리고 1군 투수코치로 양상문 전 롯데 감독을 임용했다.
현대 시절 4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낸 김재박 감독은 그동안 김시진 투수코치(현 현대 감독)의 보좌를 받았다. 바비 콕스(애틀랜타) 옆의 레오 마조니, 토니 라루사(세인트루이스) 옆의 데이브 덩컨처럼. 그러나 김 감독은 LG로 오면서 정진호 수석코치, 김용달 타격코치와 같이 왔지만 감독으로 승격된 김시진 코치는 그럴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양 코치는 투수 발굴, 마운드 보직 결정, 김 감독과의 교감이라는 어느 하나 만만찮은 3가지 화두를 안고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잠재력과 실력은 별개라는 듯 거듭 실망을 안기고, 고질적 부상 도미노를 안고 살던 LG 투수들을 정신적-기술적으로 혁신시켜야 하는 난망한 임무(LG가 지난해 특별 교습까지 받았던 마조니 코치조차 볼티모어 투수코치로 옮겨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가 프로야구 사상 첫 석사 출신 선수였던 양 코치 앞에 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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