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박-김경문, ‘우리는 서울야구 부흥전도사’
OSEN 기자
발행 2007.01.30 09: 24

'서울야구가 살아야 한국야구가 산다'.
서울을 연고로 쓰고 있는 잠실구장의 ‘한 지붕 두 가족’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사령탑들이 ‘서울야구 부흥’의 선봉대로 나서고 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15년 만에 친정팀 LG 사령탑으로 복귀한 김재박(53) 감독이 불을 지피면 ‘두산맨’출신으로 4년째 곰을 이끌고 있는 김경문(49) 두산 감독이 맞장구를 치는 형국이다.
프로야구 초창기 서울 연고 구단들에서 스타로 활약했던 두 감독은 나란히 서울팀 사령탑을 맡은 현재는 라이벌 구단의 감독들이지만 한 마음 한 뜻으로 ‘서울 야구살리기’에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두 감독은 ‘서울팀 호성적 당위론’과 ‘잠실구장 작게 만들어 홈런왕 탄생시키기’에 뜻을 같이하며 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두 감독의 ‘서울야구 부흥전도사’ 선언은 새해 벽두부터 시작됐다. 8개 구단 감독들이 만나 간담회를 가진 지난 4일 인터뷰에서부터 두 감독의 ‘서울야구 살리기’ 출사표가 나왔다.
감독자 회의 후 감독들이 저마다 새해 포부를 밝히는 자리에서 먼저 김재박 LG 감독이 "LG와 서울의 팬들을 즐겁게 해 야구를 부흥시키도록 노력하겠다. 서울 연고팀이 강팀이 돼야 야구가 산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우승에 도전해보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자 옆에 앉아 있던 김경문 두산 감독 역시 "(김)재박이 형이 말씀하신 것처럼 서울의 큰 구장을 연고로 하는 팀이 좀더 성적을 내야 팬들이 많이 온다"고 맞장구를 쳤다. 두 감독 모두 프로야구 발전이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워 언론 관계자들 및 나머지 구단 감독들에게 은근한 압력(?)을 넣은 셈이다.
두 감독은 이어 광활한 잠실구장을 작게 만들어 공격야구를 선보이자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 김재박 감독이 최근 ‘국내 7개 구장 중 가장 큰 잠실구장의 외야 펜스를 앞으로 당기자’는 의견에 김경문 감독이 동의, 잠실구장 외야펜스 앞당기기는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재박 감독은 ‘잠실구장 외야펜스를 5m 정도 앞당겨서 홈런이 많이 나오도록 하자. 서울에서 홈런왕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올해 관중 400만 명 목표 달성 등 프로야구 활성화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기장에서는 한치의 양보없는 팽팽한 서울 라이벌 구단의 수장이지만 ‘서울야구 살리기, 나아가 한국야구 중흥’에 있어서는 ‘동지’로서 행보를 같이 하고 있는 김재박-김경문 감독이다. 두 감독의 ‘서울야구 살리기 작전’이 올 시즌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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