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오승환에게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박찬호(34)가 올 시즌 부활의 조건으로 '패스트볼 회복'을 꼽았다. 박찬호는 30일(한국시간) 남가주대학(USC) 야구장에서 개인 훈련을 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예전 LA 다저스 시절 좋았던 모습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포심의 위력을 되살리는게 급선무"라고 밝혔다.
박찬호는 "지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오승환 등 한국 선수들의 투구 모습을 보고 많은 것을 깨달았다. 일본 선수들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오승환의 경우 직구의 위력을 최대한 살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오승환은 직구 구속이 아주 빠르지는 않지만 타자 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공끝의 움직임이 대단했다. 오승환 외에도 배영수 손민한의 공도 비슷했다"고 덧붙였다.
박찬호는 개인 최다인 18승을 거둔 2000년 위력적인 포심패스트볼과 낙차 큰 커브를 주무기로 삼았다. 당시 226이닝 동안 탈삼진 217개를 잡아낸 요인이 여기에 있었다.
타자들에게 극히 유리한 아메리퀘스트필드를 홈으로 사용하는 텍사스에선 의식적으로 투심패스트볼에 주력했다. 그러다 보니 포심패스트볼의 감각을 잃었고 이는 한동한 고전하는 원인이 됐다.
박찬호는 "샌디에이고 시절부터 포심의 위력을 되찾으려고 노력했다. 아직 폼이 완성단계는 아니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면서 "내가 예전처럼 96∼97마일을 던질 수는 없겠지만 88∼91마일을 던지더라도 타자 앞에서 '웅∼' 하면서 살아 꿈틀거리는 포심을 구사하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박찬호는 딜리버리시 최대한 스트라이드를 넓게 잡으려 한다. 과거처럼 6족장 정도 스트라이드를 넓히는 데 가장 큰 신경을 쓰고 있다. 스트라이드가 넓어지면 공을 머리 위에서 그대로 낚아챌 수 있고, 종속의 위력도 배가되기 때문. 트레이너 이창호 씨는 "스트라이드가 1인치 길어질 경우 타자가 느끼는 체감속도는 2마일이 늘어난다"고 소개했다.
이날 박찬호는 운동장을 돌면서 가볍게 몸을 푼 뒤 불펜으로 이동해 투구폼을 가다듬었다. 이후 필드로 나가 USC 타자들을 상대로 라이브피칭을 하며 실전감각 익히기에 주력했다. 그리고는 다시 한 번 불펜투구를 한 뒤 이날 훈련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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