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아르헨티나를 잇는 가교가 되고 싶다'
데포르티보 코레아노(이하 코레아노). 아르헨티나 프로 축구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클럽의 이름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클럽은 한국인들이 설립한 프로 축구팀. 2만 5천여 아르헨티나 동포들 중 뜻이 맞는 동포들이 지난 2005년 3월 11일 창단했다.
코레아노가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들이 창단 2년이 채 안되어서 4부리그까지 올라왔기 때문. 지역리그인 6부리그에서 참가하자마자 우승을 차지한 후 지난해 전국리그인 5부로 승격되었다. 5부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코레아노는 바로 4부로 승격되어 아르헨티나 전국의 강호들과 혈전을 벌이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소도시 로보스를 연고지로 하는 코레아노의 구단주 최병수(43세) 변호사는 30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2007 축구인의 날 행사에 참석해 공로패를 받았다. 행사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최 구단주는 코레아노가 한국 교민들을 하나로 묶고 한국과 아르헨티나를 잇는 가교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클럽이 되기를 바란다며 말했다.
그는 "30년동안 남의 땅에서 살면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것을 고민했다" 며 "평소 축구를 좋아해 프로 구단을 만들게 되었다. 이 팀이 한국과 아르헨티나를 잇는 가교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또한 최 구단주는 "축구는 편견과 갈등을 없애는 데 최고이다" 며 "코레아노를 통해 2만 5천여 한국 동포들이 하나가 되고 아르헨티나 내에 한국의 이미지가 높아졌으면 하는 것이 내 바램이다" 고 밝혔다.
최구단주가 가지고 있는 현실적인 목표는 바로 1부리그로의 승격. 이를 위해 최구단주는 창단 때부터 1부리그 출신의 코칭 스태프를 영입했다. 또한 그동안 보아왔던 선수들을 영입해 계속 발전하는 팀으로 아르헨티나 현지에서도 서서히 알려지고 있다. 현재 1군 선수 28명 중 한국인은 단 한 명. 1부리그 클럽 유스시스템을 거친 성성모(21, 공격수)로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구단주는 "성성모 외에 2명의 한국 선수들이 있다" 며 "이들을 포함해 2군 선수단이 6부리그에 참가하고 있고 3군은 훈련생 위주로 팀을 운영하고 있다" 고 했다. 그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아르헨티나도 프로구단을 창단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면서도 "축구 시스템에 있어서는 아르헨티나가 선진국이기 때문에 창단이 수월했다. 연간 운영자금은 30만 US달러(약 3억원)이 들고 있다" 고 밝혔다.
최 구단주는 "코레아노 외에도 아르헨티나에는 데포르티보 이탈리아노, 데포르티보 에스파뇰, 데포르티보 니케이(일본) 등 다른 국가의 정체성을 띈 클럽들이 많이 있다" 며 "우리 코레아노가 늦게 시작했지만 아르헨티나 정상에 서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로보스 시민들과 동포들이 하나로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한국에서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며 당부의 말도 아끼지 않았다. 최병수 구단주는 3일까지 국내에서 일을 마무리한 후 아르헨티나로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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