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내년에도 뛸 지는 아직 모르겠다. 반반 정도다".
통산 290승에 빛나는 톰 글래빈(41.뉴욕 메츠)이 올 시즌 뒤 은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망의 300승 클럽 가입을 이룬 뒤 미련없이 야구를 그만둘 수 있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글래빈은 31일(한국시간) 등 뉴욕 언론과 인터뷰에서 "올 시즌을 건강하게 치러 300승을 달성한다면 내년에도 야구를 하기는 정말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올해 정말 뛰어난 활약을 펼쳐 15승 정도를 거둔다면 이대로 은퇴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해 모든 건 올 시즌 활약에 달렸다는 점을 강조했다. 내년에도 야구를 할 확률은 현재로선 50% 정도라는 것이다.
지난 1987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빅리그에 첫 발을 내딛은 글래빈은 90년대 이후 등장한 왼손투수 중 가장 꾸준한 선수로 꼽힌다. 풀타임 2년차이던 1989년 14승을 거둔 뒤 애틀랜타에서의 마지막 시즌인 2002년까지 14년 연속 두자릿 수 승리라는 위업을 달성한 당사자다.
뉴욕 메츠로 적을 옮긴 2003년 9승14패 방어율 4.52에 그쳐 '이제 끝난 게 아니냐'는 우려를 샀지만 보란듯이 재기에 성공했다. 이듬해 11승 2005년 13승, 그리고 지난해에는 15승7패 방어율 3.82로 '회춘'했다.
올해로 빅리그에서만 21번째 시즌을 맞는 글래빈은 이제 대망의 300승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부상 등 특별한 변수만 없다면 시즌 내 대기록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 우타자의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살짝 걸치는 특유의 제구력이 살아난 데다 타자를 상대하는 노련미가 '9단'의 경지에 올라선 그다.
글래빈은 1991년 1998년 2차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이자 올스타 10회 경력의 주인공. 뛰어난 타격으로 실버슬러거상도 4차례나 수상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22명 밖에 없는 대기록 달성을 목전에 둔 그가 내년 겨울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글래빈은 올 겨울 투수 최대어였던 배리 지토가 메츠가 아닌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한 아쉬움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대신 올리버 페레스, 필 험버, 마이크 펠프리 등 선발 로테이션의 젊은 투수들에게 큰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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