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열리는 한국야구위원회(KBO) 2007년 제2차 정기 이사회는 한국야구의 운명이 걸린 중요한 회의다.
최근 불거졌던 현대 매각 사태의 과정과 향후 처리 방안을 논의하는 것을 비롯해 도시연고제 및 전면 드래프트제 도입 여부, 해외파 복귀 시한 한시적 해제 여부 등을 결정해야 한다. 하나같이 한국야구에 일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안들이다.
그 중에서도 현대 유니콘스 처리 문제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아직까지도 마땅한 인수 업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사회는 현대 구단의 존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사회 멤버인 신상우 KBO 총재와 8개 구단 사장들은 인수 작업에 한창이던 농협이 전격 포기를 선언한 직후인 지난 22일 롯데호텔에서 긴급 간담회를 갖고 '올 시즌은 현대를 포함해 8개 구단 체제로 치른다'는 방침을 확인한 가운데 이날 정기 이사회에서 재확인해야 한다.
이사회는 선수단 첫 월급 지급일인 2월 25일까지 인수 기업을 찾는 것을 최우선 방안으로 여기면서도 그때까지도 해결이 안될 경우에도 대비하는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번 이사회는 다시 한 번 '올 시즌 8개 구단 운영체제'를 재확인하는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에 대비한 준비를 논의할 전망이다.
이사회에서 8개 구단 체제로 올 시즌을 운영한다는 방침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은 7개 구단 체제로 갈 경우에 따르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 때문이다. 일단 7개 구단으로 줄어들면 프로야구 인기가 급격하게 하락하는 것은 물론 경기 일정 소화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홀수 구단 체제가 되면 팀수가 줄어도 경기 일정은 더 길어지게 된다. 6개 팀이 맞대결을 벌이고 한 팀은 쉬기 때문에 8개 구단으로 팀당 126게임을 치르면 우천 연기를 감안해도 9월 말이면 끝내고 10월 포스트시즌에 돌입할 수 있다. 반면 7개 구단으로 치르면 일정이 늘어져 10월 말이나 정규시즌을 마치고 11월에 포스트시즌에 들어갈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11월초 한국 일본 대만의 프로야구 우승팀과 중국 대표팀이 일본에서 갖는 코나미컵 출전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 또 11월 말 대만에서 열리는 2008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지역예선 준비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런 까닭에 7개 구단 체제로 시즌을 맞게 되면 팀당 경기수를 대폭 줄이는 파행 일정을 짜지 않는 한 정상적인 시즌 경기 일정을 소화하기가 힘들어진다. 이 때문에 이사회에서는 '현대 살리기'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으로 8개 구단 체제로 가야만 하는 것이다.
31일 이사회서 과연 어떤 해결책이 나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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