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는 지금 잠수중, 왜?
OSEN 기자
발행 2007.01.31 13: 39

이경규가 입을 꾹 다물었다. 자신이 제작한 영화 '복면 달호'에 관해서다. 인기 개그맨이자 MC인 그가 영화 홍보를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어도 시원찮을 판에 함구와 은둔 중이다. 무슨 사연일까?
최근 사석에서 '복면 달호'와 관련한 자신감을 피력한 내용이 "영화가 안되면 은퇴한다"는 식으로 와전된 게 결정타라는 후문이다. 예정됐던 언론과의 일정을 거의 취소하다시피 할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영화 자체의 힘만으로 흥행 성공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는 지난 17일 서울 광장동 멜론AX홀에서 진행된 ‘복면달호’ 쇼케이스에서 “14년 만에 돌아왔다. 전작 '복수혈전'에서는 제작, 감독, 주연, 시나리오를 내가 다 했는데 이번에는 멍석만 깔았다”며 “멍석만 깔았더니 오히려 영화가 더 잘 만들어진 것 같다”고 했다. 앞에 나서고 싶지않은 자신의 심정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셈이다.
영화를 향한 그의 열정은 남다르다. '복수혈전'으로 쓴 맛을 보고 경험도 쌓은 뒤 14년만에 제작자로 변신했다. 새로 준비한 ‘복면달호’는 액션 장르가 아니고 전문분야라 할수있는 코미디에 가깝다. “영화를 만들기 위해 제작사를 만들고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오직 영화 하나로 승부하고 싶었다”며 “편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열정으로 일어서고 싶었다”고 말했다.
2년전 영화사 'IM & IN'을 만들어 물밑에서 영화 제작을 준비했다. “시나리오를 쓰는데만 2년이 넘게 걸릴 정도로 공을 많이 들였다”고 했다. 주연으로는 차태현 임채무 등을 캐스팅했고 설날 대목을 겨냥해 개봉한다. 한 방송 인터뷰에서는 “코미디언으로서 영화 제작을 하다 보니 이에 대한 선입관이 많다. 코미디언 이경규를 떠나 오로지 좋은 작품으로 승부하겠다”고 새삼 다짐했던 그다. 그 만큼 외부인이 비집고 들어가기에 충무로 영화계는 그들만의 장벽을 구축했다.
힘들게 영화를 완성하고 나서는 언론의 이중적인 잣대가 그를 괴롭히고 있다. 오랜 세월 쌓아온 그의 코미디언 이미지를 영화에 덧씌우는 보도 등이 단적인 예다. 영화와 관련된 그의 열정의 희화하는 경우도 잦다. 그래서 당분간 언론 접촉을 자제하고 홍보는 영화사에 모두 맡겼다. 요즘 한국영화 한편이 개봉할라치면 각종 방송 쇼프로를 해당 출연진이 점령하는 추세와 역행한다. 군기가 세기로 유명한 코미디 개그계에서 수장격인 이경규가 총대를 매면 '복면 달호' 홍보는 봇물을 이룰수도 있다. 그런 어드밴티지를 거부하겠다는 게 이경규의 배짱이자 자신감이다. 코미디언 제작자에게 충무로가 오히려 배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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