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의 공백을 메워라'.
김응룡 사장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한국시리즈 3연패를 노리는 선동렬(44) 삼성 감독이 팔꿈치 수술을 받은 배영수 대체 요원을 찾고 있다. 팀의 에이스 노릇을 해왔던 배영수의 공백을 메우지 못한다면 3연패는 물 건너 간 것이나 다름없다.
배영수는 지난 27일 LA의 클란-조브 클리닉에서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았다. 3시간에 걸친 수술은 성공리에 끝났다. 배영수는 한 달간의 치료와 재활을 거쳐 오는 3월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인 재활훈련에 나선다. 복귀까지는 1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올 시즌은 사실상 종료했다.
배영수는 말 그대로 삼성 마운드의 핵이었다. 불펜은 권오준과 오승환으로 꾸려왔지만 배영수는 선발투수로 때로는 중간투수로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괌 전지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선 감독은 쓸 만한 투수를 찾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현재 삼성 선발 후보로는 브라운과 새로운 외국인투수 윌슨을 비롯 임동규 전병호 임창용 권혁 안지만 등이 꼽히고 있다. 그러나 배영수처럼 파워피칭으로 상대를 압도할 만한 투수들이 아니다. 브라운은 기교파에 가깝고 전병호와 임동규는 세상이 아는 슬로 피처들이다. 임창용은 아직 팔꿈치 수술의 후유증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자신할 수 없고 윌슨도 일단 검증 단계를 거쳐야 된다.
선 감독은 좌완 권혁과 우완 안지만 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권혁은 자타가 공인하는 강속구형 투수. 제구력만 보강한다면 선발 투수로 충분히 쓸 수 있다. 안지만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투수. 선 감독은 이 가운데 한 명이라도 풀타임 선발을 소화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유달리 높은 안목과 투수 키우기에 비상한 재주를 가진 선 감독이 또 다시 작품을 만들어 배영수의 빈 자리를 메운다면 삼성 마운드는 탄탄해진다. 이는 곧 올해도 선동렬호가 정상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이 된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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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후 배영수가 선동렬 감독에게 샴페인 세례를 퍼붓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