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본즈 불똥을 조심하라'. 아직 소속팀을 구하지 못한 박찬호(34) 앞에 배리 본즈(43)라는 장벽이 등장했다. 에이전트를 교체하고 새출발을 다짐하는 박찬호는 약 2주 앞으로 다가 온 스프링캠프 이전까지 새 둥지를 구해야 하는 상황. 새 대리인 제프 보리스가 캠프 시작 전까지 직장을 구할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시간과의 싸움을 피할 수 없다. 이런 와중에 본즈 문제가 메이저리그에 파문을 일으키면서 박찬호의 거취 문제와 맞물려 눈길을 끌고 있다. 본즈는 지난달 30일(한국시간) 원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1년 158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지난해 출장 기록(130경기 493타수)을 넘어설 경우 보너스로 420만 달러를 추가로 받는 큰 계약이다. 그런데 계약의 특정 문구가 문제가 되고 있다. 연방대배심 위증혐의를 받고 있는 본즈가 기소를 당하는 순간 샌프란시스코는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샌프란시스코와 본즈는 이같은 안에 서로 합의하고 서명까지 마쳤지만 버드 셀릭 커미셔너는 이 계약의 승인을 거부했다. 선수의 거취 문제에 따른 유동적인 계약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본즈와 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12월 8일 처음 계약에 합의한 뒤 무려 2달 여를 끌고 있다. 올해 연봉만 최대 2000만 달러에 달하는 까닭에 구단과 선수측이 계약서상의 문구 하나하나를 가지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본즈의 에이전트는 박찬호의 새 대리인이기도 한 제프 보리스. 스프링캠프가 임박함에 따라 박찬호의 새 구단을 물색하기도 바쁜 와중에 본즈 계약 문제로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 물론 보리스가 모든 일을 제쳐두고 본즈 계약에만 매달린다고 볼 수는 없다. 거물급 에이전트들은 하루에도 여러 선수의 계약을 동시에 추진한다. 하지만 본즈와 박찬호의 위상은 현재로선 비교하기 어렵다. 행크 애런의 통산 홈런 기록(755개) 경신에 22개 만을 남겨둔 본즈와 달리 박찬호는 FA 시장에서 큰 주목을 끌지 못하는 현실이다. 박찬호의 전 에이전트였던 스캇 보라스가 '해고'를 당한 이유 중 하나도 거물급 FA 계약에만 신경을 쓰고 박찬호 본인에게는 소흘했다는 데 있었다. 더구나 본즈 문제로 역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샌프란시스코는 박찬호가 입단할 가능성이 있는 구단으로 꼽힌다. 에이전트와 구단이 본즈 문제로 시간을 허비할 경우 가장 큰 손해를 보는 건 결국 박찬호다. 박찬호와 보리스로선 하루 빨리 본즈 계약이 최종 마무리돼야 속 편안히 새 직장을 구할 수 있을 듯하다. 다행히도 커미셔너 사무국으로부터 '퇴짜'를 맞은 샌프란시스코는 부랴부랴 새 계약서를 본즈측에 급배송하면서 속도전에 돌입했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