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생활 16년만에 처음으로 드라마 나들이에 나선 이범수가 정감 넘치는 별명 하나를 얻었다. SBS TV 수목드라마 ‘외과의사 봉달희’에서 외과의사 안중근 역을 맡은 이범수의 새 별명은 ‘버럭 범수’. 극 중 인물 안중근은 너무나 완벽을 추구하는 의사인 탓에 좀처럼 웃는 모습을 볼 수 없다. 오히려 레지던트 1년차 봉달희(이요원 분)를 호통치기 바쁘다. 그래서 붙여진 별명이 ‘버럭 범수’다. 소리를 버럭 지르며 봉달희 혼내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에서 따왔다. 그런데 ‘버럭 범수’는 새로운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언제쯤 웃는 모습을 보일 것인지, 언제쯤 인간미가 넘치는 얼굴로 돌아올 것인지, 시청자들로 하여금 궁금증을 갖게 한다. 의사 안중근이 환하게 웃는 날, 그 때는 이미 안중근과 봉달희가 서로의 마음을 열어 놓는 순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범수의 화난 듯한 표정은 시청자들에게 강하게 각인되고 있다. 1월 31일 방송분에서 오윤아의 아들 승민의 심장 이식이 성공적이었다는 것이 판명된 순간, 봉달희 이요원이 펄쩍펄쩍 뛰며 좋아하다가 이범수까지 덥석 안아 버리는 장면이 나왔는데 예기치 못한 공세를 당한 이범수가 피식거리는 찰나가 있었다. 이 순간을 놓치지 않는 시청자들이 ‘돌 같던 이범수가 드디어 웃었다’며 좋아할 정도다. 웃음기 하나 없는 이범수의 캐릭터는 이범수에 대한 인식까지 바꾸게 하고 있다. 그 동안 출연한 영화에서 코믹한 캐릭터가 많았던 이범수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어느 정도 이미지 변신도 꾀하고 있는데 그 전략이 통하고 있는 셈이다. 이범수는 드라마의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드라마에서는 내가 그 동안 소중하게 감춰왔던 모습을 보여줄 생각이다. 이지적이고 냉철한 의사의 모습을 보여 준다는 생각에 매우 흥분된 마음으로 드라마를 찍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범수가 ‘외과의사 봉달희’에서 뭔가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면 ‘버럭 범수’라는 별명은 그 성공적인 결과를 말해주는 증거물이다. 너무나도 진지한 이범수의 모습은 이요원의 밝고 가벼운 캐릭터와 대비되면서 양 극의 시청자들을 끌어와 하나로 모아가는 구실을 하고 있다. 100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