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OSEN 기자
발행 2007.02.01 14: 00

방영 전부터 유난히 뜨거운 관심을 모으며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드라마가 있다. 언론매체에서 ‘톱스타 OOO 캐스팅’ 식의 보도와 함께 대강의 줄거리를 소개하면 대중은 이에 귀 기울이고 관심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물론 여기서 관심이란 긍정적, 부정적인 반응을 모두 일컫는다.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이 될 수도 있고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에 대한 비판과 비난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식으로든 화제가 된다는 것은 드라마를 홍보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들 중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탄산 빠진 맹맹한 콜라 마냥 시원찮을 때가 있다. 방영 전 한껏 기대에 부풀어 올라서일까?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 다가오는 실망감은 더욱 크다. 먼저 최근 고전을 면지 못하고 있는 MBC 드라마 ‘궁S'가 있다. 지난해 윤은혜, 주지훈을 스타덤에 올려놓았던 ‘궁’의 후속작인데다 최고의 가수로 사랑받고 있는 세븐이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장을 내민 작품이라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함께 주연으로 발탁된 허이재는 연기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한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캐스팅과 함께 그녀가 누구인지에 대중의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또한 방송 시작 하루 전까지 제호 사용권을 둘러싸고 ‘궁’에 대한 저작권을 쥐고 있는 에이트픽스와 ‘궁S'를 제작하고 있는 그룹 에이트 간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되면서 논란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 같은 입소문 덕에 '궁S'의 첫 회는 15.3%(TNS미디어코리아 기준)로 무난한 출발을 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력 미숙과 산만하고 뻔한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서 서서히 시청률이 떨어지더니 1월 31일 방송된 7회가 9.0%로 최저시청률을 기록하고 말았다. 지난해 SBS ‘무적의 낙하산 요원’도 그랬다. 이 작품이 에릭을 연기자로 성공적인 변신을 할 수 있게 도와준 ‘신입사원’의 2편 격인데다 에릭이 뜻하지 않은 이중계약 논란에까지 휘말리면서 선택한 드라마라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했다. 또 교통사고로 촬영이 무산된 MBC ‘늑대’의 두 주인공 에릭, 한지민이 다시 뭉쳤기에 그 기대는 더욱 커졌다. 그러나 MBC '여우야 뭐하니’와 KBS ‘황진이’의 돌풍으로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했고 전편과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스토리가 흡인력을 떨어뜨렸다. 또한 김희선, 이동건 주연의 ‘스마일 어게인’ 역시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두 톱스타의 만남이라는 사실과 소프트볼, 조향사 등 생소한 직업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 한껏 고무됐지만 시청자들의 꾸준한 호응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이와 같은 사례는 톱스타 캐스팅에만 혈안이 돼 있는 현 제작시스템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름값으로 눈길을 끌고 작품을 알리는데 까지는 어려움 없이 성공할 수 있지만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는 무엇보다 드라마의 질과 배우의 역량이 좌우한다는 당연한 진리를 새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다. 드라마는 무조건 재미만 있으면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아두는 것쯤이야 시간문제다. hellow0827@osen.co.kr 왼쪽부터 '궁S'의 세븐, '무적의 낙하산 요원'의 에릭, '스마일 어게인'의 김희선, 이동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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