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김준환 감독'이 나와서는 안된다
OSEN 기자
발행 2007.02.02 16: 07

'제2의 김준환 감독'이 나와서는 안된다. 김준환(52) 현 원광대 감독은 아마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억울한 감독일 것이다. 해태 창단 멤버로 KKK타선을 이끌었고 김성근 쌍방울 감독 밑에서 코치로 있다 지난 1999년 김성근 감독이 도중하차하자 감독대행을 맡은 뒤 시즌을 마치고 대망의 감독으로 승격했다. 그러나 김준환은 정식 감독으로는 단 한 경기도 팀을 지휘하지 못했다. 2000년 1월 쌍방울이 끝내 해체되면서 자동으로 감독직을 상실했다. 김 감독은 쌍방울 선수단을 인수해 새롭게 창단한 SK 와이번스의 수석코치가 됐다. 창단 사령탑은 야인이었던 강병철 감독이었다. 김준환 감독은 이후 감독으로 승격 못했고 결국 SK 유니폼을 벗은 뒤 고향 전주로 낙향했다. 이후 골프샵 등 개인사업을 하다 지난 2003년 말 원광대 감독으로 복귀해 지금까지 팀을 잘 이끌고 있다. 그러나 정식 프로감독으로 한 경기를 지휘하지 못한 한은 고스란히 남아있다. 김 감독이 억울하게 지휘봉을 놓은 지 7년 만에 두 번째 희생자가 나올 수도 있다. 2006시즌을 마치고 현대 유니콘스 김시진(49) 감독은 지난해 김재박 감독의 뒤를 이어 2대 사령탑이 됐다. 그러나 새해 벽두부터 현대는 재정난에 직면해 존폐위기에 몰려 있다. 투수 조련의 대가로 높은 평가를 받은 김시진 감독은 채 꿈을 펴보기도 전에 주저앉을 수도 있다. 당장 인수 구단을 찾지 못하거나 지원이 재개되지 않는다면 야구단 문을 닫아야 된다. 김시진 감독은 묵묵히 선수단을 이끌고 플로리다 캠프에서 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그러나 누가 흥이 날 것인가. 선수들이나 코치진, 지원 프런트 모두 힘겨운 고통의 시간을 감내하고 있다. 더욱이 농협과 미주 한인 기업의 인수 포기로 사기는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다행히도 신상우 KBO 총재는 오는 20일까지 현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장미빛 청사진을 한 방송에 출연해 내놓았다. 아마 몇몇 인수 기업과 활발한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야말로 지난 두 차례의 실패를 거울삼아 제대로 일이 풀리기를 기대해 본다. 또 다시 '비운의 감독'이 나올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sunny@osen.co.kr 김시진 현대 신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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