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김병현은 70년 만에 나온 특별한 투수'. 미국의 한 야구 전문 칼럼니스트가 김병현(28.콜로라도 로키스)에 대해 '미국에선 오랫동안 볼 수 없었던 특별한 투수'라고 평가했다. ESPN.com의 시니어 칼럼니스트 롭 나이어는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김병현은 칼 메이스 이후 미국에선 사라졌던 유형의 투수 투수'라고 규정했다. 야구통계 권위자 빌 제임스와 함게 1990년대 초반 야구에 관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근황을 소개한 그는 김병현을 포함해 20세기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잠수함 투수를 18명 발견했다고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김병현은 다른 잠수함 투수와 전혀 다른 유형의 투수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보통 잠수함 투수들이 싱커나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전문적으로 던지는 데 반해 김병현은 '제대로 된 패스트볼'을 구사한다는 것이다. 90마일 초반대의 라이징패트스볼을 구사하는 잠수함 투수로서 이런 유형의 투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사라졌다는 것. 그는 '김병현은 패스트볼 외에 킬러 슬라이더와 가끔씩 체인지업도 구사한다'며 '아마 현재 생존해 있는 야구팬 대다수는 김병현처럼 제대로 된 강속구를 던지는 잠수함 투수를 처음 목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잠수함투수는 브레이킹볼에 의존하는 게 일반적이다. 나이어는 1930년대 엘든 오커(싱커 커브) 1970년대 켄 테컬브(싱커 슬라이더) 1980년대 댄 퀴즌베리(싱커 커브) 2000년대 채드 브래드포드(싱커 커브)의 예를 들면서 김병현의 독특한 면을 부각시켰다. 이들은 패스트볼을 던지기는 했으니 스피드가 느린 관계로 진짜 패스트볼로 규정하기 어렵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그의 조사에 따르면 김병현처럼 강속구를 구사했던 잠수함 투수는 1915∼1929년 활약했던 칼 메이스가 유일하다.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 신시내티 레즈를 거쳐 뉴욕 자이언츠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한 메이스는 통산 207승126패 방어율 2.92를 기록한 20세기 초반의 스타. 공의 위력이 대단했던 투수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1920년 8월17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에서 상대 타자 레이 챕맨의 머리를 맞힌 당사자로도 유명하다. 헬멧이 없던 시절 챕맨은 메이스의 투구를 맞은 뒤 사망한 비극의 주인공이다. 나이어는 김병현에게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김병현처럼 독특한 투수를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우리는 메이저리그의 인기를 올려주는 외국 선수들에게 감사해야 한다'며 '한국 일본 도미니카공화국 등 외국 출신 선수들이 없었다면 야구의 흥미는 반감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