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에서 4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2006~200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원정경기에 결장한 설기현(28, 레딩)이 올해 첫 A매치인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명예 회복에 도전한다. 박지성(26,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30, 토튼햄 핫스퍼)과 등 대표팀에 소집된 프리미어리거 가운데 가장 먼저 소속 팀 일정을 마치고 '베어벡호'에 합류하는 설기현은 오는 7일 새벽 풀햄의 홈구장인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리는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최근 소속팀에서 주전 자리에서 밀려난 것에 대해 '분풀이'를 할 기세다. 설기현은 지난달 28일 세인트 앤드루스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버밍엄 시티와의 FA컵에 선발 출전, 풀타임을 소화한 뒤 31일 위건 애슬레틱전과 맨체스터 시티전 등 2경기를 쉬어 체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상태. 게오르기오스 사마라스(맨체스터 시티), 스텔리오스 기아나코풀로스(볼튼 원더러스)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에 야니스 아마나티디스(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등 역시 해외파가 총출동하는 그리스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설기현의 활약이 절대적이다. 여기에 박지성과 이영표가 5일 맞대결에 선발 출전할 경우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기 쉽지 않은 반면 체력이 100% 충전된 설기현이 90분을 뛸 수 있다. 또한 위건 애슬레틱과의 협상이 결렬돼 심적인 부담을 안고 있는 이천수(26, 울산 현대)가 아직까지 충격에서 벗어나오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리스전에서 설기현이 오른쪽 날개로 풀타임을 뛸 것이 유력하다. 그러나 열흘 만에 실전에 나서게 돼 경기 감각 유지 여부가 설기현에게 숙제다. 시즌 초반 득점포 행진으로 스티븐 코펠 감독의 눈도장을 받는가 했지만 이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점점 주전 자리에서 멀어져갔고 최근에는 정규리그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는 모습이 부쩍 줄었다. 지난해 12월 24일 에버튼전에서 선발로 나섰지만 후반 9분 르로이 리타와 교체됐던 설기현은 이후 정규리그 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설기현의 치솟던 자신감도 부쩍 줄어든 모습이다. FA컵 경기에서 어시스트 1개를 올리긴 했지만 교체로 나서는 정규리그에서는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대해 설기현을 옆에서 꾸준히 지켜봤던 허정무 전남 감독은 '여린 마음'때문에 쉽사리 슬럼프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허 감독은 "설기현을 곁에서 지켜본 바로는 성격이 강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한 번 부진에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곤 한다"며 "이 때문에 한번 자신감을 잃으면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이는 올 시즌뿐만 아니라 지난 시즌 울버햄튼에 있을 때도 마찬가지"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쯤 되면 설기현에게 그리스전의 의미는 어느 때보다도 각별하다. 석 달 남은 프리미어리그 잔여 시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라도 그리스전이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되어야만 한다. tankpar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