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NE=손남원 기자]춘추전국에 돌입한 케이블 TV 주도권 싸움의 열쇠는 누가 쥐고 있을까. 바로 아동용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아이들이 채널을 어떻게 돌리느냐에 따라서 케이블 TV 시장의 판세가 좌우되는 게 요즘 현실이다. 현재 케이블TV 시청률 1위 채널은 투니버스다. 아동 만화 전문 채널이다. 수백개 케이블 채널 가운데 전체 시청률의 무려 7.45%를 장악하고 있다. 오리온 계열의 온미디어는 투니버스 덕분에 케이블 시장에서 굳건한 아성을 쌓았다. 영화전문 OCN과 수퍼액션을 비롯해 퀴니, 온게임넷, 온스타일 등 10개 채널을 포진했다. 이에 맞서는 CJ계열의 CJ미디어도 만화 채널인 챔프를 앞세워 정상 탈환에 나섰다. 계열 방송으로는 채널CGV와 Xports, XTM, Mnet, TVN, 올리브 등 9개를 두고 있다. 후발주자인 퀴니의 전체 시청률 점유율은 3%대. 아직 투니버스의 절반에 못미치고 있지만 최근 변수 하나를 만들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전설인 '도라에몽'이다. 지난 연말 챔프는 하루 종일 도라에몽 시리즈를 틀어주는 '도라에몽 데이' 이벤트를 진행했다. 지난해 중반 투니버스를 앞설 킬러 콘텐츠로 일본에서 수입한 도라에몽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이에 맞서 투니버스는 역시 일본 애니인 나루토를 앞세워 '나루토 데이'를 열었다. 결과는 도라에몽의 압승. 챔프는 이날 케이블 전체 시청률 1위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수성에 나선 투니버스도 만만찮다. 투니버스 1위의 일등공신인 짱구('짱구는 못말려')를 비롯해 유소년층이 특히 좋아하는 케로로 등의 방영권을 확보하고 있다. 짱구-케로로-나루토로 이어지는 일본 애니 3총사가 한국 케이블TV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도전장을 내민 도라에몽의 기세도 무섭다. 3040 올드팬들까지 다수 확보한 도라에몽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수 있는 만화다. 챔프가 '도라에몽' 하루 3회 편성을 시작하면서 투니버스와의 간격이 빠르게 좁혀지는 주요인이다. 챔프측은 역전을 위한 한방을 더 준비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도라에몽과 함께 투톱으로 나서줄 애니가 곧 선보일 것"이라며 케니블 시장의 일본 애니 대격돌을 예고했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