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현대, '선수 팔기'도 불가능하다
OSEN 기자
발행 2007.02.04 12: 32

자금난에 이어 매각 사태로 사면초가에 놓인 현대 유니콘스가 자구책을 찾기도 힘들게 됐다. 구단 매각이 여의치 않은 현재 상황에서 현대 야구단이 운영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우선적인 방안은 ‘선수 팔기’다. 즉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특급 선수를 내주고 운영비를 마련하는 것이다. 예전에 쌍방울 레이더스가 자금난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때 박경완 김현욱 등을 현금 트레이드로 넘기고 구단 운영비를 충당했던 것처럼 현대도 ‘선수 팔기’로 숨통을 틔우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는 것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임시방편으로 연명할 수 있는 미봉책이 현금 트레이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 예전 쌍방울은 구단 자금 상황이 외부로 드러나지 않은 채 선수들을 팔 수 있었지만 현대는 농협 매각 사태를 겪으면서 자금 현황 및 지원 회사 상태가 그대로 노출돼 선수 현금 트레이드를 승인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현대 구단 매각의 중개자 노릇을 하고 있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구단 연명을 위한 현금 트레이드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KBO로선 현대 선수단 현재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어도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전력 누수가 뻔한 ‘선수팔기’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일부에서 현대가 선수 팔기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에 대해 KBO는 “쌍방울 시절에도 구단이 계속해서 선수 팔기로 구단 연명에 나서는 것을 막기 위해 총재가 ‘쌍방울의 현금 트레이드 불가’라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이번의 경우에도 이미 구단간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현금 트레이드가 힘들고 설령 이뤄진다 해도 최종 승인권을 가진 KBO 총재의 허락을 받기 힘들다”고 밝혔다. KBO 관계자는 “현대를 제외한 7개 구단이 현대 야구단의 존속을 위해 힘을 합하기로 뜻을 모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현대 선수 빼오기를 한다는 것은 자멸 행위이기에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7개 구단이 암묵적으로 합의를 본 상황이라 '현대가 무너지면 다른 구단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마디로 현재로서는 현대 야구단을 유지하기 위해 ‘인수자’를 찾는 데 최선을 다할 상황이지 현금 트레이드 등의 미봉책을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 KBO의 자세다. 물론 현대 야구단이 긴급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현금 트레이드에 나설 가능성은 있지만 모든 트레이드의 최종 승인권을 갖고 있는 KBO 총재의 승낙을 이끌어내기는 힘든 상황이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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