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은 ‘타고투저’로 홈런포가 작년보다는 더 쏟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극심했던 ‘투고타저’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 공크기를 키우고 마운드 높이를 낮추는 한편 스트라이크존을 엄격하고 적용키로 해 투수보다는 타자들에게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홈런타자들은 알찬 준비를 하며 올 시즌 대포를 가동하기 위해 예열에 한창이다. 작년 홈런왕인 거포 이대호(25, 롯데)는 사이판에서 지옥훈련으로 체중 감량에 돌입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대호는 한 수 위의 파워를 앞세워 홈런왕 2연패를 노리고 있다. 이에 맞서 이대호에게‘역대 7년차 최고 연봉’을 놓친 한화의 동갑내기 김태균(25)도 이대호에게 도전장을 내고 있다. 김태균은 올 시즌 홈런왕에 등극, 이대호에게 한 발 늦은 설움을 풀겠다는 태세다. 김태균은 그동안 성적에서는 이대호에 앞서 나갔으나 작년 이대호가 22년 만에 트리플 크라운(홈런, 타점, 타율)을 차지하며 평정, 한 발 뒤지게 됐다. 통산 성적에서는 김태균이 홈런 117개, 통산 타율 3할8리로 이대호(홈런 79개, 통산 타율 2할8푼)보다 앞선다. 지난해 이대호와 홈런왕 경쟁을 펼쳤던 팀 동료 호세와 SK 강타자 박재홍도 이대호의 홈런왕 2연패를 저지하는 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호세는 감량에 성공해 날씬한 모습으로 전지훈련지에 나타나 주위를 놀라게 하면서 올 시즌에 임하는 남다른 각오를 보여줬다. 박재홍도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예전의 박재홍이 아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훈련에 충실히 임하고 있어 올 시즌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김 감독의 지도로 장타력을 키우는 타격 폼을 갖추고 있다. 이처럼 올 시즌은 작년 홈런왕 이대호와 쟁쟁한 홈런포들이 가세해 불꽃 튀는 홈런왕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작년 홈런 3위 데이비스가 빠졌지만 다른 홈런왕 후보자들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기량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의 홈런왕 경쟁뿐 아니라 올해는 ‘홈런 30개를 넘기는 타자’가 나올 것인지도 관심사다. 지난해에는 이대호가 26개로 30개를 넘기지 못한 채 홈런왕에 올랐고 호세가 22개로 2위를 마크했다. 올해는 달라진 투수들의 환경과 레이스를 펼칠 쟁쟁한 후보자들로 인해 30개 이상을 쳐야 홈런왕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게임수는 지난해와 같은 팀당 126게임이다. 재작년에는 서튼이 현대에서 뛰며 35개로 홈런왕에 오른 바 있다. 올 시즌 과연 누가 홈런왕에 오를 것인지, 30개를 넘길 것인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sun@osen.co.kr 지난해 홈런 1, 2위에 오른 이대호-호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