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특히 여가수들의 계보를 살펴보면 각각 청순미와 섹시미를 강조하는 두 부류로 나눌수 있다. 최근 이들의 음악 스타일은 여러 흐름으로 다양해졌어도 외면 이미지 만큼은 아직까지 그 큰 틀 안에 머무는 중이다. 그렇다면 청순 대 섹시, 양대 계보의 대표 가수들은 누구일까. 오늘날 대중은 섹시에 입맛이 길들여져 있지만, 1990년대 후반 핑클이 활동할 때까지만 해도 청순 콘셉트가 더 인기였다. 과거 청순의 대명사는 ‘보랏빛 향기’의 강수지. 긴 생머리에 인형 같은 외모 그리고 여린 목소리는 남성들의 순애보를 자극했고, 청순미의 대명사로서 데뷔하자마자 큰 사랑을 받았다. 강수지에 이어 하수빈이 그 계보를 이었다. 하수빈도 강수지와 비슷한 외모와 노래 스타일로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의 활동시기가 엇비슷해 공교롭게 라이벌이 됐던 두 사람은 S.E.S와 핑클 만큼의 경쟁적인 사랑과 인기를 누리며 당시 남성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었다. 그 다음 차례는 메이비. 이효리의 ‘10 Minutes’와 ‘Get ya’를 작사한 주인공으로 얼굴을 알리며 지난해 1집 앨범을 발표, 작사가와 가수로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섹시 일색의 가요계에 메이비의 등장은 신선한 반응을 불러일으켰고, 그리하여 데뷔 당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적으로 받았다. 메이비의 등장으로 청순 여가수 계보가 끊이지 않게 된 셈이다. 한편 섹시 여가수의 출발은 김완선에게서 찾을 수 있다. 지금의 눈으로 당시 활동모습을 평가한다면 섹시 여가수라는 말이 딱 맞아떨어진다고 할 수 없을지 몰라도 도발적인 눈빛과 섹시 웨이브의 원조는 단연 김완선이었다. 이어 대중이 인식하기에 섹시 여가수의 원조는 ‘한국의 마돈나’ 엄정화가 아닐까. 본래 연기자로 먼저 데뷔한 엄정화는 가수로 활동하면서 자신만의 매력과 진가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발산하는 팔색조 매력은 언제나 화제의 대상이었으며 논란의 중심에 있어도 늘 당당하며 변신에 주저함이 없었다. 카멜레온 같은 매력의 소유자지만 섹시 여가수를 대표하는 가수인 만큼 기본 콘셉트는 섹시다. 김완선에서 시작된 섹시는 엄정화를 거쳐 이효리에서 완성됐다. 여성 4인조 아이돌 그룹 핑클로 데뷔한 이효리는 사실 활동 초기에는 청순한 매력으로 뭇 남성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러다가 핑클이 스타일 변화를 시도하면서 이효리도 섹시미를 발산하기 시작했고 솔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섹시 콘셉트로 돌변, 섹시 여가수의 대명사 또는 섹시 아이콘이 됐다. 이효리의 등장은 가요계 전반에 섹시 돌풍을 일으킨 계기가 됐으며, 트렌드 세터로서 이효리는 대중의 유행을 이끌어내는 명백한 톱스타다. 이밖에 채연과 아이비가 있으며 얼마 전 유명을 달리한 고 유니도 섹시 여가수를 대표하는 얼굴이었다. oriald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