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26)의 멋진 프리킥 결승골로 한국이 유로 2004 챔피언 그리스를 격침시킨 7일(이하 한국시간) 새벽의 크레이븐 카티지는 많은 팬들의 머리 속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이천수의 골도 멋있었고 영국의 런던서 정통 유럽 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대표팀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 어느 경기보다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겠다. ▲ 박지성과 이천수의 공존 최근 들어 대표팀의 경기에서 박지성이 윙포워드로 나설 때 이천수는 선발 출전 기회가 별로 없었다. 박지성과 이천수의 포지션은 중첩되었고 이럴 경우 보통 박지성이 선발로 나서고 이천수는 그 백업 멤버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박지성이 왼쪽 윙포워드로 나서고 이천수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며 최상의 호흡을 보여주었다. 특히 두 선수가 서로 유기적으로 패스를 주고받으며 공간을 만드는 모습은 근래 대표팀에서 보기가 쉽지 않은 모습이었다. 둘의 유기적인 조화는 대표팀의 공격력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켰다. 스피드와 슈팅력이 있는 이천수는 조재진이 떨구어준 공을 마무리지었다. 공간 침투 능력과 패싱력이 좋은 박지성은 왼쪽 사이드와 중앙 등지에서 공간을 만들어냈다. 이는 서로를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앞두고 대표팀에 승선한 둘은이후 각급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이 덕에 서로 눈빛만 봐도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사이가 된 것. 이천수는 "우리는 너무나 오래동안 함께 발을 맞추어 왔다" 며 "이제는 눈빛만 봐도 상대가 무슨 행동을 할지 다 알게 되었다" 고 밝혔다. ▲ 2년 만에 A매치에 나선 김용대의 선방 수비진에서 이날 승리의 수훈갑은 단연 김용대였다. 김용대는 지난 2005년 2월 쿠웨이트전 이후 2년 만에 대표팀 경기에 출전, 수 차례 결정적인 위기 상황에서 선방을 보여주었다. 그동안 벤치를 지키던 설움을 이번 한 경기로 날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김영광에게 이제부터 진정한 경쟁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날 경기에서 드러난 또 하나의 가능성은 바로 젊은 피였다. 선발 출전한 오범석과 이호는 경기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후반 교체 출전한 김치우 역시 상대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공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