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등 'FA 3인방' 계약 지연 이유는?
OSEN 기자
발행 2007.02.08 09: 32

[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박찬호(34), 마크 레드먼(33), 스티브 트랙슬(37). FA 시장에 남은 선발 3인방이다. 아직 소속 팀을 구하지 못한 선발 투수로는 로저 클레멘스(45)도 있지만 그는 야구계 복귀를 공식적으로 선언하지 않은 상태다. 클레멘스를 제외한 미계약 선발투수 3인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우선 나이다. 30대 초반을 넘어서거나 30대 후반을 향해 치닫는 베테랑 투수들이다. 전통적인 표현을 빌리면 '노장'급에 해당한다. 최근 몇 년간 아주 빼어난 성적을 기록한 선수가 아니라면 적지 않은 나이는 계약에 핸디캡으로 작용한다. 둘째는 투구 내용이다. 트랙슬의 경우 뉴욕 메츠 유니폼을 입은 최근 6년간 66승을 거뒀지만 투구 내용은 썩 좋았다고 볼 수 없다. 특유의 허허실실 투구를 앞세워 노련미를 과시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구위가 급감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투수를 가장 효과적으로 평가하는 WHIP(이닝당 피안타와 볼넷 허용)가 15승을 거둔 지난해 1.59에 달했다. 11승 투수 레드먼 역시 WHIP가 1.58로 트랙슬과 큰 차이가 없었다. 박찬호는 1.39로 이들보다는 준수했지만 텍사스에 입단한 2002년 이후 한 번도 풀시즌을 소화하지 못한 점이 핸디캡으로 작용한다. 셋째는 계약 조건이다. 구단 입장에서 볼 때 이들 3인에 대한 대우를 어떻게 해줄 것인지 판단이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나이와 투구 내용을 들어 무조건 마이너리그 계약을 들이밀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FA 시장이 사실상 막을 내리고 있는 요즘 몸값 인플레 현상을 반영해줄 수는 더더욱 없다. 계약기간 또는 연봉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박찬호의 지난해 연봉은 1550만 달러. 레드먼(450만 달러)과 트랙슬(250만 달러)은 많지도 그렇다고 적다고도 볼 수 없는 연봉을 받았다. "큰 계약을 원하지 않는다. 1년 계약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힌 박찬호를 제외한 레드먼과 트랙슬은 연봉 인상을 요구하고 있을 공산이 크다. 이들 3인방은 올스타 경력도 한 차례씩 보유하고 있다. 박찬호는 LA 다저스에서의 마지막 시즌인 2001년, 트랙슬은 시카고 컵스 소속이던 1996년, 레드먼은 캔자스시티에서 활약한 지난해 각각 리그 올스타에 뽑혔다. 어느 구단이든 선발투수진이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팀은 없다. 실제로 선발진 보강을 꾸준히 추진하는 구단도 있다. 이들 3인방은 기회만 주어지면 자기 몫을 해줄 투수로 여겨진다. 특히 지난해 재기의 가능성을 보여준 박찬호와 캔자스시티의 에이스로 활약한 레드먼을 그냥 지나치기는 아깝다. 적당한 금액만 투자하면 그 효과는 탁월할 것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스프링캠프는 이제 카운트다운에 접어들었다. 8일 후면 투수와 포수가 본격적인 단 체훈련에 돌입한다. 캠프 개시일에 앞서 이들이 어떤 구단에 새롭게 둥지를 틀지 팬들의 관심도 집중된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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