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리를 이영애처럼 예쁘게 찍어달라."
한국 CF계에서 특급으로 꼽히는 김학현 감독. 그는 최근 CF 촬영차 중국에 다녀왔다. 의뢰 회사는 하이얼에 이어 중국 가전업계 2위인 '미디어(美的)'. 대만과 홍콩, 중국, 한국 등 4개국에서 잘 나가는 CF 거장들에게 쇼 릴 응모를 받아 김 감독을 뽑았다.
특급 대우로 일을 맡기면서 특별한 주문도 추가했다. 미디어의 홍보 대표와 대행사측은 '공리가 이영애같이 예쁘게 나올수 있도록 CF 촬영을 해달라'고 신신당부를 한 것이다.
'미디어'는 중국 가전 1위 자리를 빼앗기 위해 올해 야심찬 프로젝트를 세웠다. '황후화' '마이애미 바이스' 등으로 동 서양을 오가며 톱 스타 자리에 오른 공리를 전속모델로 내세워 중국 전역에 '미디어'의 고가 브랜드화를 이룬다는 것. 바쁜 일정 때문에 웬만한 CF 제의를 거들떠보지도 않던 공리에게 거액을 미끼삼아 1년 계약을 끌어냈다. 그 다음은 이 CF를 멋지게 찍어줄 감독을 찾는 것. 4개국 공모 끝에 'LG 자이' 시리즈를 찍었던 김 감독을 낙점했다.
김 감독은 8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측은 내가 제출한 쇼 릴 가운데 특히 이영애를 모델로 해서 찍었던 자이 아파트 광고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뒤에 알았다. 선이 굵고 강한 이
미지의 공리를 부드럽고 예쁜 이미지로 촬영할수 있는 감독을 찾고 있었던 셈'이라고 후일담을 밝혔다.
김 감독에 따르면 중국 내 이영애의 인기는 아직까지 하늘을 찌를 듯 높다는 것. '미디어'의 최고 간부들도 "'대장금' 이영애처럼 예쁘게~"를 입에 달고다녔다. 그래서 인물 촬영에 강하기로 정평이 난 김 감독은 카리스마 강하기로 소문난 공리와의 사이에서 이들의 주문을 소화해내느라 빡빡한 촬영 스케쥴동안 비지땀을 흘렸다.
공리는 '딸기를 들고 예쁘게 웃는다'는 당초 각본을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와 맞지않는다"고 단칼에 거절할 정도로 자기 주장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측 관계자들은 누구하나 공리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수 없는 처지여서 김 감독이 공리를 잘 다독거려 무사히 촬영을 끝냈다. 공리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은 김 감독은 올 여름 다음 작품까지 계약을 따냈다. 공리가 '이영애처럼 예쁘게' 등장한 CF는 이달 중순부터 중국 전역에서 방영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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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리(마이애미 바이스)와 이영애(친절한 금자씨) 위 사진(각 영화사 제공), 김학현감독(왼쪽)과 공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