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폭력과 연관이 된다는 것, 일반 시민이라면 누구나 상상하기 조차 싫을 정도로 무섭고 끔찍한 일이다. 동네 건달이 사소한 시비를 걸어와도 살부터 떨리는 게 보통 사람이다. 조폭이란 영화속 코미디나 액션으로 충분한 소재지, 실생활에선 멀리 다른 나라 얘기로 남기를 바란다. 연예인이라고 다를까. 쌍절곤을 휘둘러 학교 짱을 제압하고('말죽거리 잔혹사'), 조폭 두목을 쫓다가 같은 경찰의 집중 사격에 목숨을 잃는 형사('야수), 또는 조폭의 아들로 학교 짱을 먹고 있는 말썽꾸러기 고교생('동갑내기 과외하기)이었지만 권상우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평범한 시민에 불과하다. 그런 그가 '한류 스타'라는 특수 조건 아래서 조직 폭력과의 연결 빌미를 줬다. 정확한 사정은 본인과 그 측근들이 함구하고 있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검찰이 '권상우가 조직폭력 보스에게 협박을 받았다'고 언론에 흘린 내용과 이를 계속 뻥튀기하는 보도들이 줄을 잇고 있을 뿐이다. 문제는 '권상우가 숨을 죽이고 있다' '당초 협박을 받았다고 했다가 말을 뒤집었다'는 후속 기사가 쓰여지는 사실이다. 법의 보호를 바라고 최후의 보루로 찾았을 검찰이 '피바다' 얘기를 꺼내서 화제를 키운게 발단이 됐다. 검찰은 공론화로 조폭과의 문제를 해결해줄 생각이겠지만 막상 당하는 입장에서는 조폭의 보복이 두렵지 않았을까. 현직 판사가 판결에 불만을 품은 소송인에게 석궁으로 테러를 당하는 세상이다. 권상우는 이번 조폭과의 건에 대해 단 한번도 가타부타 얘기한 적이 없다. 오히려 검찰에 고소한 적이 없다고 뒤로 빼는데 검찰은 권상우와 관련되 이야깃 거리를 언론에 제공하고 기자들은 이를 뻥튀기하는 중이다. 왜일까? 누구나 그렇듯이 권상우는 조폭과 연관되는 자체가 무섭고 싫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검찰은 공명심보다 한 국민의 안전과 보호에 더 신경을 쓸 일이고, 기자들은 조폭의 무서움에 몸을 사리려는 한 개인의 불상사를 남의 집 불구경해서는 안 될 일이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