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결국은 뉴욕이었다. 박찬호(34)는 '부활의 장소'로 셰이스타디움을 선택했다. 박찬호가 메츠를 선택한 이유는 여러 가지로 추정이 가능하다. 첫째 뉴욕에는 한국 교민들이 다수 거주한다. 뉴욕과 뉴저지주에만 최대 20만 명의 한인이 퍼져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박찬호는 평소 교민들이 많은 도시에서 뛰고 싶다는 바람을 직간접적으로 피력해왔다. 한국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고 교민들의 성원을 받는 곳에서 '마음 편안히' 운동에만 전념하고 싶다는 소망에서다. 그런 점에서 뉴욕은 박찬호가 선택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 둘째 구장 여건이다. 메츠의 홈구장 셰이스타디움은 LA의 다저스타디움과 함께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히는 '투수 친화적 구장'이다. 최근 3년간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가운데 평균적으로 홈런은 12%, 득점은 10% 적게 기록됐다. 외야가 대칭형인 데다 광활해 플라이볼 투수들에게 더없이 유리하다. 박찬호는 텍사스 시절 땅볼 투수로 변신을 시도했지만 올 시즌 승부수로 포심패스트볼을 선택했다. 포심패스트볼은 플라이볼을 양산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성공 가능성'이다. 박찬호는 올 시즌을 재기의 한 해로 삼고 일찌감치 1년 계약을 추진해왔다. 확실한 풀타임 선발 자리를 굳힌 뒤 아직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메츠는 에이스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부상으로 전반기 출장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노장 톰 글래빈, 올란도 에르난데스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 몇몇 젊은 유망주들이 선발 진입을 노리고 있지만 관록 면에서 압도적인 박찬호가 충분히 선발 한 자리를 꿰찰 수 있다. 지난 1994년 다저스에서 빅리그에 첫 발을 내딛은 박찬호는 텍사스와 샌디에이고를 거쳐 뉴욕을 자신의 4번째 구단으로 선택했다. 서부에서 시작해 중부를 거친 그가 동부에서 재기의 나래를 활짝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