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축구가 여전히 시끄럽다. 아니 그 강도는 더욱 심해졌다. 이탈리아는 2006 독일 월드컵 우승으로 분위기를 한층 띄웠지만 뒤이어 승부조작 사건(칼초 폴리)이 터지며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아친토 파게티 인터 밀란 구단주와 유벤투스 유소년 선수가 사망하고 관중 난동을 진압하던 경찰관까지 팬들에게 맞아 사망하며 더욱 시끄러워졌다. 이에 많은 이탈리아 축구팬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 칼초폴리로 시끄럽게 시작한 세리에 이탈리아 축구는 올 시즌을 앞두고 승부조작 사건이 터지며 시끄럽게 시작했다. 몇몇 구단 관계자들이 심판을 매수해 결과에 영향을 끼친 것이 드러나면서 최고 명문인 유벤투스가 세리에B로 강등되고 AC 밀란, 라치오 등이 벌점을 받았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인터 밀란의 지아친토 파게티 구단주가 사망했다. 세리에A와 이탈리아 축구계에 아버지와 같았던 파게티 구단주의 사망은 칼초폴리로 어수선한 이탈리아 축구계에 큰 슬픔을 더했다. 하지만 이같은 일련의 상황은 올 시즌 이탈리아 축구의 험난한 행보를 예고하는 시작에 불과했다. ▲ 연이은 죽음, 세리에를 슬프게 만들어 칼초폴리와 파게티 구단주의 죽음의 충격이 수그러들던 지난해 12월 이탈리아 축구 경기에서 다시 한 번 묵념과 검은 완장이 등장했다. 어린 유소년 선수들이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유벤투스의 유소년 선수 2명이 비노보 트레이닝 센터 내에 있는 호수에서 익사하고 만 것. 이 때문에 유벤투스의 세리에B 경기는 연기되었고 이탈리아 축구계는 또다시 슬픔에 빠졌다. 그로부터 2개월 후 이탈리아 축구계는 또 다시 죽음을 맞았다. 바로 팬들의 난동을 막던 경찰관의 죽음이었다. 지난 3일 카타니아와 팔레르모와의 시칠리아 더비에서 카타니아 서포터들이 난동을 일으켜 이 과정에서 필리포 라치티(38)경관이 둔기로 맞아 사망했다. 용의자는 17세의 어린 소년으로 이탈리아 축구계의 경기장 폭력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 관중없이 경기 치르게 된 세리에 일명 '카타니아 난동' 이라 불리는 사건이 벌어지자 이탈리아 정부와 이탈리아 축구협회는 바로 대책 회의를 열고 세리에A, B 경기를 중단시켰다. 이탈리아 정부는 안전 진단을 통해 올림피코 등 6개 구장을 제외하고는 관중없이 경기를 치르도록 했다. 여기에는 인터 밀란과 AC 밀란이 홈으로 쓰고 있는 밀라노의 주세페 메아차 경기장도 포함되어 있다. 이같은 정부와 협회의 신속한 결정으로 이번 사태는 매듭이 지어지는 듯했지만 선수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탈리아 축구선수 노조(AIC) 위원장을 맡고 있는 크리스티아노 루카렐리(리보르노)는 "정부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어떤 팀은 만원 관중 앞에서 뛰고 다른 팀은 단 한 명의 팬도 없는 경기장에서 뛰어야 하는 상황을 수용하기 힘들다"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여기에 선수 노조가 시한부 파업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탈리아 축구계는 더욱 시끄러워질 것으로 보인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