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가 흥행의 걸림돌인 이승엽 경기 중계로 비상이 걸렸다. 한국 프로야구 관계자들은 올 시즌도 일본 무대에서 맹활약이 예상되는 ‘국민타자’ 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 때문에 고민이 커지고 있다. 올해도 국내 방송사에서 이승엽 출전 경기를 생중계할 게 확실시 되므로 팬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기에 안간힘을 다해야 할 처지다. 그런데 올해는 이승엽의 소속팀 요미우리 경기 일정과 한국 프로야구 경기가 97게임이나 동시간대에 열리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한국 프로야구 관계자들을 한숨 짓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팀당 126게임 중 97게임을 요미우리와 팬몰이 경쟁을 벌여야 하는 셈이다. 일본 프로야구는 올해부터 플레이오프를 치르기 위해 양리그가 공히 팀당 144게임을 치른다. 올해는 이승엽뿐 아니라 이병규(33, 주니치 드래건스)까지 가세해 한국야구와 일본야구가 흥행 경쟁을 더 치열하게 벌이게 됐다. 올 시즌 11년 만에 ‘관중 400만 명 돌파’를 목표로 중흥을 꾀하고 있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한 관계자는 “이승엽 경기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삼성은 야간경기는 일본과 동시간인 오후 6시 개시를 고려하고 있다고 할 정도다. 이승엽 경기와 겹치게 시간대를 맞추는 등 각 구단이 대응 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뾰족한 대응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시즌 대구 출신에 삼성 간판스타였던 이승엽이 맹활약하면서 관중 동원에 큰 피해를 본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삼성은 올해부터 적용되는 야간경기 개시 시간(오후 6시 혹은 오후 6시 30분) 자율 선택권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을 뿐 다른 구단들은 아직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본과 같은 시간대에 경기를 개시해 팬들의 관심을 한국야구로 돌려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KBO는 이승엽 경기 중계를 위해 한국 프로야구 중계를 뒤로 미루고 있는 방송사에 강력하게 항의하는 한편 중계권을 회수해 다른 방송사에 넘기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각 구단과 KBO가 ‘이승엽 경기 중계’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부심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도 한국 프로야구 흥행은 이승엽의 활약도에 따라 울고 웃을 전망이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