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뉴욕 메츠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된 박찬호(34)는 기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계약이 되면 수염을 깎겠다"던 약속 대로 말끔한 얼굴을 선보였다. 박찬호는 10일(한국시간) 베벌리힐스 스포츠카운슬(BHS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메츠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그는 "메츠에서 이메일로 계약 제의가 오자마자 바로 계약하기로 마음 먹었다. 메츠는 여러 가지 면에서 가고 싶었던 팀"이라고 밝혔다. 박찬호는 "LA 다저스 시절 교민들의 큰 성원을 받고 야구해 행복했다. 뉴욕 역시 교민이 많으므로 동포들 앞에서 야구를 하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해 교민들의 성원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선택의 최우선 이유로 들었다. 그는 "이번 오프시즌 들어 가장 선호했던 팀은 LA 다저스이고 그 다음이 메츠였다. 샌디에이고도 고려 대상이었다"면서 "메츠 홈구장 셰이 스타디움에서 성적이 좋았고 나 자신이 뉴욕이라는 도시를 좋아한다"며 "메츠가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이 높은 점도 중요한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승패는 투수가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다. 5년 전 텍사스와 큰 계약을 맺을 때도 내가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이유였다"면서 "올해에는 200이닝 달성이 목표다. 건강에 자신이 있으므로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다음은 박찬호와 일문일답. -메츠에 입단하게 돼 후련할 것 같다. ▲매우 기쁘다. 오프시즌이 시작하면서 전 에이전트(스캇 보라스)에게 가고 싶은 구단으로 첫째 LA 다저스, 둘째 메츠, 셋째 샌디에이고라고 밝혔는데 결국 메츠와 계약하게 됐다. -뉴욕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LA에서 교민들의 큰 성원을 받으면서 야구를 했다. 행복했다. 뉴욕 역시 교민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다. 동포들 앞에서 야구를 할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아주 재미 있을 것 같다. 메츠에서 며칠 전 이메일로 계약을 제의했는데 바로 메츠로 가기로 마음 먹었다.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도 고려했는지. ▲물론이다. 메츠는 전반적으로 팀이 강하다. 여기에 숀 그린, 폴 로두카, 페드로 마르티네스 등 친한 친구들도 많다. 텍사스 시절 트레이너도 지금 메츠에 있다. -메츠보다 더 좋은 계약조건을 제시하는 팀이 있었나. ▲있었다. 하지만 밝히지는 않겠다. -올해 목표가 궁금하다. ▲이닝이 가장 중요하다. 199이닝을 채울 경우 보너스를 받게 된 점도 있지만 과거 나의 가장 큰 강점은 많은 이닝을 소화한다는 데 있었다. 승패는 투수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꾸준히 자기 등판 순번을 채울 경우 팀에 큰 도움이 된다. 199이닝을 달성할 경우 보너스를 받게 된다는 점도 매력이다. 지난해 초반 불펜에서 등판했고 후반에는 수술 때문에 풀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다. 빠진 경기가 10경기(50∼60이닝) 쯤 되는데 올해 풀시즌을 소화할 경우 200이닝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목표는 200이닝을 채우는 것이다. -계약이 늦어진 이유가 궁금하다. ▲지난해 장출혈로 수술을 받은 까닭에 각 구단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브루스 보치 감독이 부임한 샌프란시스코와 지난해 뛰었던 샌디에이고는 내가 완전히 회복됐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인지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는 나에게 구체적인 계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보치 감독은 며칠 전까지도 '우리팀에 오라'며 연락해왔다. -릭 피터슨 투수코치를 어떻게 생각하나. ▲매우 부지런한 코치로 알고 있다. 경기장에 항상 일찍 도착해 비디오를 분석하면서 투수들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코치다.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투구폼 및 구질 등은 내가 그동안 해온 게 있기 때문에 내 방식을 추구할 것이다. 다만 더 배울 것이 있다면 언제든지 받아들이겠다. -내셔널리그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하나. ▲NL에서 성적이 좋았고 재미 있었다. 타격도 할 수 있어서 매력적이다. 텍사스에선 팀이 대량 득점하는 경우가 많아 기다리는 동안 컨디션 조절이 힘들었던 것도 있다. NL은 아무래도 AL보다는 득점이 적게 난다. -메츠 전력이 굉장히 좋다. 월드시리즈 진출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지금 전력으로도 80%는 된다고 본다. 내가 가면서 확률이 90%로 높아지지 않겠나(웃음). -한국의 많은 팬들이 메츠 입단을 기뻐하고 있다. ▲내가 힘들 때면 눈물 흘리면서 안타까워한 팬들도 있다. 계약 지연 때문에 팬들이 큰 걱정을 했는데 사실 나는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 건강에 자신이 있어서 느긋했다. 팬들은 그런 내 마음을 잘 몰랐을 것이다. 팬들 덕분에 큰 힘을 얻고 있다. 팬 여러분과 함게 기쁜 마음으로 스프링캠프를 준비할 것이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