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박찬호(34)는 10일(한국시간) 베벌리힐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서 뉴욕 메츠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로 '타격도 할 수 있는 점'을 들었다. 타격에 특별한 소질을 갖춘 그가 '타격도 가능하다'고 밝힌 점은 그 다운 발언이다. 지난 2005년 시즌 중반 텍사스에서 샌디에이고로 이적해서도 "타격을 할 수 있어 내셔널리그가 훨씬 재미있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박찬호는 시즌 타율 2할6푼8리(41타수 11안타)를 기록했다. 1995년 처음 메이저리그 타석에 들어선 뒤 거둔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비록 장출혈로 시즌 후반을 쉰 까닭에 타수가 적었지만 팬들 사이에선 "실버슬러거상을 수상할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왔다. 그 역시 "지난해 수술로 많은 타석에 들어서지 못했다"면서 일말의 아쉬움을 내비쳤다. 풀시즌을 소화할 경우 포지션별 최고 타자에게 부여하는 실버슬러거상을 받을 수도 있었다는 속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건강을 완전히 회복한 올해 박찬호는 실버슬러거상을 염두에 두고 있을까. 그는 이에 대해 "올해는 번트를 많이 대야지요"라며 웃었다. 자신의 본업은 피칭이고 마운드에서 완벽한 재기를 이뤄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한 셈이다. 굳이 번트를 강조한 것은 팀 승리에 최대한 공헌해야 한다는 '투수 본연의 자세'를 잊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2000년 2할1푼4리(70타수 15안타)를 기록하며 '2할타자'로 발돋움한 그는 텍사스로 이적해서는 타격 기회를 별로 갖지 못했다. 이따끔씩 갖는 인터리그에서만 간간이 방망이를 휘둘렀을 뿐이다. 지난해 '3할타자'의 가능성을 보여준 그는 팀을 위해서 살신성인할 자세가 돼 있다.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과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서 밀알이 되겠다는 박찬호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