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초심으로 돌아가자'
OSEN 기자
발행 2007.02.11 08: 04

‘위기가 곧 찬스’라는 말이 있다. 지금 현대 유니콘스 사태로 한국 프로야구는 7개 구단으로 줄어들 위기에 처해 있다. 또 팬들의 관심이 멀어지며 관중 수가 좀처럼 늘지 않는 반면 구단들의 운영비는 해마다 늘어나 적자폭이 커지며 고민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세상사 모두 위기 의식을 갖고 '초심'으로 돌아가면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위기에 처한 프로야구도 마찬가지다. 구단 선수 한국야구위원회(KBO) 등 이해 관계자들이 모두 프로야구를 탄생시킬 때의 초심을 갖고 ‘프로야구 살리기’에 힘을 쏟는다면 제2의 전성기를 열 수 있다.
프로야구의 주축인 구단 선수 KBO가 힘을 모을 때 한국 야구는 중흥의 기틀을 마련하고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을 것이다.
▲야구단은 마케팅과 팬서비스에 나서라
얼마 전 한국프로야구 출범 26년 만에 전면 드래프트를 실시한다는 결정이 나왔다. 그러자 연고 지역 아마추어 팀들에 수억 원씩 지원금을 투자했던 구단들은 허탈해 했다.
그러나 그 지원금을 마케팅과 팬서비스로 돌려야 한다. 관중 없는 프로야구는 존재의 의미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구단들은 다양한 마케팅 활동과 팬서비스를 펼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가만히 앉아서 팬들이 야구장을 찾아주기만을 기다리던 시대는 지났다. 각 구단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돈을 투자해 팬들의 발걸음을 야구장으로 향하도록 노력해야 하는 시기인 것이다.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이라는 프로야구 출범 모토를 다시 한 번 되새기면서 위축돼가고 있는 유소년 야구 활성화 및 유소년들을 야구팬으로 만드는 데 구단들이 좀 더 투자해야 한다. 그 일환으로 ‘어린이 회원 모집’을 더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모그룹 홍보 전위대에만 머물지 말고 다양한 스폰서 유치를 위한 아이디어를 짜내야 한다. 그래야만 구단 운영비를 자력으로 마련하며 자립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이다.
구단 관계자들은 야구단이 모그룹의 지원을 받는 일개 자회사에 불과하다며 자조 섞인 탄식들을 하지만 야구단이 없어지면 자신들도 설 자리가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야구 발전에 힘을 모아야 한다.
▲선수들도 각성해야 한다
흔히 우리네 프로 스포츠 스타들은 어렸을 때부터 대우받기만 해서 베풀 줄 모른다고들 한다. 프로야구 스타들도 비슷한 경우가 많다. 스타로서 대우받기만 좋아할 뿐 프로선수로서 의무(?)에는 많은 신경을 쓰지 않는 선수들도 꽤 있다.
하지만 프로야구 스타 선수들도 이제는 프로야구 발전에 기여해야 하는 주체로서 당당히 행동해야 한다. 프로야구가 침체를 벗고 발전하는 데 앞장서기 위해 ‘작은 밥그릇 싸움’에 연연하기 보다는 튼실한 프로야구의 터전을 마련하는 데 힘써야 할 시점이다.
팬들을 위한 행사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유소년 야구 발전을 위해서도 앞장서야 한다. 특히 프로야구로 돈을 번 스타 플레이어들은 ‘어린이 야구 교실’ 등 유소년 야구를 활성화시키는 데 일조해야 한다. 스타들이 나선다면 그들을 좋아하는 어린이들이 야구에 관심을 갖고 미래의 팬으로 성장할 수 있다.
경기장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고 팬들을 중요시하는 플레이를 펼치는 것도 중요한 일임은 물론이다.
▲KBO는 제도 개선 및 시설 정비에 힘써야 한다
개선해야 할 제도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중에서도 FA 제도의 모순점, 구단 및 선수간 연봉 불균형, 용병 제도 등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다.
또 팬들이 좀 더 안락하게 야구를 관전하도록 하기 위한 낡은 시설 정비에도 나서야 한다. 야구인들은 “KBO와 구단들이 지방자치단체들과 적극 협의해 낡은 지방 구장들을 개보수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지자체들로부터 야구장 운영권을 장기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힘쓰는 한편 KBO 기금을 활용해 시설을 개선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일이 오래 걸리는 돔구장이나 야구장 건축보다는 당장 급한 시설 개보수를 실행하는 것이 팬유치 및 지자체들의 협조를 이끌어내기가 수월하다는 것이 야구인들의 설명이다.
사실 미국 메이저리그에도 1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시카고 리글리필드나 보스턴 펜웨이파크가 있지만 끊임없는 개보수로 팬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팬들도 최신식 구장에 비해 불편함이 있지만 전통이 살아있는 구장을 찾는 것에 자랑스러워하며 만원 관중을 이루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에도 돔구장이나 최신식 구장 건설 못지 않게 기존 구장들을 깔끔하게 재단장하는 일이 시급하다. 그렇게 되면 팬들이 안락하게 야구를 즐길 수 있고 관중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이다.
sun@osen.co.kr
LG 선수단이 지난해 마지막 홈경기를 마친 뒤 관중석에 인사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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