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음악프로 편성, 심야밖에 안되겠니?
OSEN 기자
발행 2007.02.11 09: 54

최근 3월 봄 개편을 맞아 MBC TV 심야 라이브 음악프로그램 ‘김동률의 포유’가 폐지되는 것으로 결정 났다. 국내외 실력파 뮤지션들의 라이브 무대를 만나볼 수 있었던 ‘김동률의 포유’ 폐지 결정에 많은 네티즌은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2월 6일 방송된 ‘김동률의 포유’는 TNS미디어코리아의 조사결과 시청률 1.9%를 기록했다. 최영근 MBC 예능 국장은 "물론 밤 시간대다보니 시청률이 잘 나오기 어렵고 제작비의 부담 등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러한 문제 때문에 폐지를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회사의 정책사항에 의해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잠정적인 폐지를 결정했다"고 사유를 밝혔다. 하지만 과연 시청률이 잘 나왔다면 이 같은 결정을 내렸을지 의문스럽다. ‘김동률의 포유’ 외에 KBS 2TV ‘윤도현의 러브레터’, SBS TV ‘음악공간’ 등 라이브 음악프로그램들 모두가 심야에 방송된다. ‘김동률의 포유’와 ‘음악공간’이 각각 화요일 밤 12시 30분과 35분으로 거의 동시간대에 방송되고 있는 데다 ‘윤도현의 러브레터’ 역시 금요일 밤 12시 15분으로 편성이 잡혀있다. MBC TV ‘쇼 음악중심’, KBS 2TV ‘뮤직뱅크’, SBS TV ‘인기가요’의 경우 10대들이 좋아할 만한 가수들 위주로 출연이 이뤄지고 있고 주말 낮 시간대에 방송되고 있어 20대 이상 성인들의 관심을 받기에 어려움이 있다. 심야 라이브 음악프로그램의 경우 실력 있는 라이브 가수들의 출연과 함께 발라드, 댄스, 록, 힙합,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어 비교적 폭넓게 세대를 아우를 수 있지만 평일 늦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탓에 시청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처럼 라이브 음악프로그램의 편성이 심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저녁 메인 시간대에 높은 시청률을 올릴 수 있는 드라마와 토크쇼, 오락프로그램이 편성되기 때문이다. 음악프로그램의 특성상 톱 가수들이 출연한다 해도 드라마나 토크쇼, 시트콤 등에 비해 시청분포가 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편성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물론 라이브 음악프로그램의 경우 조용하고 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녹화가 이뤄지므로 심야 시간대가 잘 어울릴 수도 있지만 밤 시간대에 활발히 움직이는 일부 올빼미족이나 좋아하는 가수를 보기 위해 일부러 졸린 눈을 비비고 TV 앞에 앉아있지 않는 한 시청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가뜩이나 가수들의 설 자리가 많지 않아 연기자 겸업이나 오락프로그램 출연 등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역량 있는 가수들의 수준 높은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마저 시청률 부진으로 폐지되거나 편성에서 밀려나는 모습은 참으로 보기가 딱하다. hellow0827@osen.co.kr '김동률의 포유'의 김동률(왼쪽)과 '윤도현의 러브레터'의 윤도현. / MBC, KBS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