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최고참 마해영(37)이 룸메이트(이학준) 덕분에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마해영은 지난 10일 사이판 수수페 구장 훈련에 앞서 열린 '그라운드 컬링'에서 1등을 차지, 거금(?) 200 달러를 거머쥔 뒤 이학준을 얼싸안고 기뻐했다. 사이판 스프링캠프에서 수시로 훈련 전 재미있는 게임 이벤트를 마련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김재박 감독은 이번에는 일명 '그라운드 컬링' 이벤트를 실시했다. 이 게임은 동계스포츠 종목 '컬링'의 룰을 본 따 약 30M의 거리에서 야구공을 2루 베이스에 최대한 가깝게 굴리는 6명을 선정해 상금을 주기로 한 게임. 물론 실제 컬링의 룰과 같이 남의 공을 맞혀 밀어내도 인정됐다. 지난 5일 실시한 '드럼통에 공넣기'에서 김재박 감독이 자비로 상금을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첨자가 없자 선수들의 입맛만 다시게 했던 걸 보완해 이번에는 '꽝'이 없는 이벤트를 김 감독이 직접 고안한 것이다. 김재박 감독을 제외한 정진호 수석코치를 비롯한 모든 코칭스태프, 선수, 현장에 있던 직원들까지 참가 자격을 주었다. 김 감독은 1등 200달러, 나머지 5명은 100달러씩 총 700달러의 상금을 걸고 각자 공 하나씩에 자기 번호나 이니셜을 적으라고 말하고 게임을 시작했다. 보기에는 쉬워보이지만 고난도의 '힘조절'을 요하는 게임이었다. 결과는 마해영의 1등으로 끝났다. 재미있는 것은 마해영이 굴린 공이 4등 정도의 거리에 있었으나 뒷 순번으로 참가한 마해영의 룸메이트 이학준이 굴린 공이 마해영의 공을 맞히며 베이스에 거의 붙게 해줘 영예의 1등을 차지하게 됐다. 4위권에 있던 마해영의 공이 룸메이트의 공에 맞아 베이스에 붙는 순간 최고참인 마해영은 룸메이트 이학준을 얼싸안고 아이처럼 좋아서 뛰다가 잔디밭에서 함께 뒹구는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게임 중 양상문 투수코치는 특히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투수들이 공을 굴릴 때 잘 굴러갈 수 있도록 공이 구르는 앞쪽을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넉가래로 쓸어(?)주며 컬링 경기를 흉내 내 선수단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재박 감독은 "기간의 훈련기간 동안 거의 같은 일정을 반복하다보면 아무래도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 수 있는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기분 전환을 해주기위해 게임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고 지루한 캠프 기간 중 김재박 감독의 여러가지 크고 작은 이벤트가 훈련에 지쳐 있는 선수단에게 청량제 구실을 하고 있다. sun@osen.co.kr 그라운드 컬링을 즐기고 있는 LG 선수단=LG 트윈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