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씨름을 관장하는 한국씨름연맹과 아마씨름을 주최하는 대한씨름협회가 정통성을 놓고 샅바싸움이 한창인 가운데 체급 명칭 실랑이도 벌이고 있다. 대한씨름협회는 오는 17, 18일 이틀간 경기도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설날장사씨름대회부터 체급 이름을 청룡, 백호, 거상, 백마로 부르기로 결정했다. 이는 한국씨름연맹이 1983년 프로 출범 이래 줄곧 사용해 온 백두, 한라, 금강, 태백 4체급 명칭의 사용금지 제동을 걸자 그 대안으로 내놓은 것이다. 체급에 따른 한계체중은 백두=청룡(105.1㎏ 이상), 한라=백호(105㎏ 이하), 금강=거상(90㎏ 이하), 태백=백마(80㎏ 이하)로 마찬가지이다. 백두 등 체급 이름은 프로씨름 출범 당시 우리나라 명산의 높이 순서대로 정한 것으로 씨름팬들의 귀에 익숙한 것이다. 한국씨름연맹은 최근 그동안 실업팀 선수들을 프로씨름대회에 내보냈던 대한씨름협회가 작년 말 공조파기를 선언, 독자노선을 표방하자 법적인 책임을 묻고 나선데 이어 체급 이름 사용마저 금지 조치를 취했다. 대한씨름협회 이형석 전무는 “이번 설날대회는 첫 날에 거상, 백마, 이틀째에 청룡, 백호 통합장사전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한씨름협회가 새로 정한 체급 이름 가운데 청룡과 백호는 그동안 한국씨름연맹이 1군과 2군을 통칭하는 이름으로 사용해 왔다. 유일한 프로팀인 현대삼호중공업씨름단이 불참, 아마씨름선수들로만 구성된 이번 설날대회는 KBS가 중계를 포기한 대신 자회사인 KBSN이 중계할 예정이다. 하지만 중계시간대가 오전 11시30분부터 편성돼 씨름 위상의 추락을 실감케하고 있다. 게다가 중계권료도 없이 중계비용만 KBSN측이 부담키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계시간대와 중계권료 모두 푸대접을 받고 있는 씨름의 현실에 대해 씨름인들은 쓴 입맛을 다시고 있다. KBSN의 김관호 차장은 “독점중계하는 배구시간이 촉박해 대한씨름협회와 협의, 씨름중계 시간대를 오전에 편성하게 됐다”면서 “시간이 많이 남는 시간대여서 중계시간을 2시간40분가량으로 잡아놓았고 차례를 마치고 씨름을 하기에도 좋은 시간대”라고 설명했다. chuam@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