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 드라마 속 배신과 눈물, 공인 받은 ‘전가의 보도’이다. 극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이 이상의 효과를 내는 재료도 없다. 최근 두 편의 드라마가 ‘배신과 눈물’의 효과를 다시금 확인했다. KBS 2TV 주말드라마 ‘행복한 여자’(박정란 극본, 김종창 연출)와 SBS TV 월화드라마 ‘사랑하는 사람아’(최윤정 극본, 정세호 윤류해 연출)가 그 작품들이다. 지난 주말 ‘행복한 여자’의 주인공 윤정희는 원 없이 눈물을 쏟았다. 2월 11일 방송분에서 남편 준호(정겨운 분)가 외도를 한 사실에 분노하며 폭포수 같은 눈물을 흘렸다. 마치 윤정희의 전작인 SBS TV ‘하늘이시여’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애처롭고 가련한 여인이 그 자리에 있었다. ‘폭포수 눈물’의 효과는 의외로 강했다. 시청률 조사회사인 TNS미디어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이날 ‘행복한 여자’의 시청률은 22.7%. 한 달 만에 20%대를 회복하는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그 동안 ‘행복한 여자’는 ‘소문난 칠공주’ 종영 이후 무섭게 뒷심을 발휘한 MBC TV ‘누나’에 밀려 10% 중반 대까지 시청률이 떨어져 있었다. 제작진의 처지에서 보면 불륜 내지는 외도로 표현되는 ‘배신’의 맛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다. ‘또 불륜이냐’는 원성을 잠시 들을지언정 시청률 상승이라는 달콤한 열매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는 지경이다. ‘사랑하는 사람아’도 드디어 눈물샘이 터졌다. 사랑에 배신당하는 주인공 서영 역을 맡은 한은정이 석주(김동완 분)의 ‘외도 선언’에 얼굴에 눈물 줄기를 그렸다. 한은정은 그 큰 눈을 끔뻑이며 석주의 배신에 치를 떨었다. 답답한 현실에 어깨 짓눌리는 사랑보다는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정민(황정음 분)을 택하겠다는 석주의 결심은 시청자들에게 분노와 동시에 동정심을 안겼다. 이내 시청률이 꿈틀거렸다. 지난 5일 4.2%, 6일 3.8%이던 시청률이 12일 5.0%까지 상승했다. 경쟁 프로그램이 워낙 막강한 MBC TV ‘주몽’이다 보니 그 수치 자체는 미미하지만 그 속에서도 크게 요동치고 있는 모습이 뚜렷하다. 멜로드라마 속 전가의 보도, 즉 배신과 눈물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라는 게 드라마의 다양성이 많이 확보된 지금에도 일어나고 있다. 태양아래 새로운 것은 없나 보다. 100c@osen.co.kr 윤정희와 한은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