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시즌을 앞두고 정수근과 심재학이 롯데와 KIA로 갔다. 그리고 김인식 감독은 한화로 옮겼다. 그러나 결과는 돌풍의 3위. 2005시즌을 앞두고 병역 폭풍에 불펜진이 몽땅 휩쓸려 갔다. 그러나 결과는 한국시리즈 준우승. 2006시즌을 앞두고 김동주가 사실상 전력서 이탈했다. 홍성흔 박명환도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이 와중에도 4위 KIA에 딱 1경기 처지는 5위로 시즌을 끝냈다. LG를 제치고 최고 인기구단으로 올라섰다. 그리고 2007시즌을 앞두고 두산은 '확실한' 선발 박명환(LG행)과 주전 유격수 손시헌(군 입대)을 잃었다. 박명환에 대해 두산은 "마음이 떠났는데 어쩌겠느냐"고 자위했다. 그러나 박명환의 이탈은 예전의 정수근-심재학-진필중 등의 이적과는 다소 충격이 다르다. 두산이 늘상 꼭 쥐고 있던 선발 카드 중 하나를 놨기 때문이다. 1조 원 이상 이익을 낸 모기업의 재정에 힘입은 바도 있겠으나 두산은 박명환을 잡을 태세였다. 이례적으로 계약 기간을 일임했다. 그럼에도 박명환이 LG로 가자 김선우 영입을 위해 김승영 단장이 뉴욕까지 날아가 4년 45억 원을 제시했다. 적정 몸값 논란은 있겠으나 두산이 선발투수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두산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2004~2005년 박명환은 평균자책점(2004년 1위)-다승(2년 연속 두 자리 승)-탈삼진(2004년 1위, 2005년 6위)에 걸쳐 톱10에 진입했다. 그러나 박명환이 122⅓이닝 투구에 머물렀던 지난 시즌에는 4강에 끼지 못했다. 그리고 두산은 이제 아예 '박명환 없이' 새 시즌을 맞는다. 이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에 따라 두산의 올 시즌이 판가름날 가능성이 크다. 김경문 감독 체제 이래 두산은 해마다 '올해는 안될 것'이라는 세간의 평을 뒤집고 투자 대비 효용에서 최정상을 유지했다. 두산이 박명환 없이도 성공을 일궈낸다면 가히 '한국판 오클랜드'라 불러도 손색없을 것이다. sgoi@osen.co.kr 지난해 마지막 홈 경기를 치른 뒤 관중석에 인사하는 두산 선수단.
